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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첫 연매출 3조 도전, 원동력은 수주잔고 5조원 돌파…증설 추진해 생산능력 증대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05 07:43:5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장 내년에 매출 3조원 이상을 낼 수도 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울산 변압기 공장 투어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당시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1~3분기 연결기준 매출 약 1조9000억원을 기록한 상태였다. 2022년 매출 2조1045억원을 뛰어넘는 것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1년 뒤에는 조 단위의 앞자리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호언장담으로 그치지 않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실제로 이같은 목표를 세웠다. 3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3조3020억원으로 제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전망치를 채운다면 2017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한 뒤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대에 진입하게 된다. 회사로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

HD현대일렉트릭의 과감한 목표는 풍부한 수주잔고에서 비롯됐다. HD일렉트릭은 변압기와 회전기, 배전반 등 전력공급 전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을 생산한다. 이 제품들의 수주잔고는 2023년 3분기 말 5조1571억원에 이른다. 2022년 말 수주잔고 약 3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023년 4분기에도 수주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급격한 수주 증가의 원인은 최근 세계적으로 개화하는 신재생에너지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각국이 앞다퉈 태양광발전단지, 해상풍력발전단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따라 전력공급체계의 수요도 급증한 것이다. 외진 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처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변압기를 비롯한 관련 설비가 필수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수요가 늘었다고 해서 아무 주문이나 받지는 않는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9년 말 조석 사장의 CEO 취임을 계기로 철저한 선별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 외형 성장에 집중해 저가 수주를 늘리다 적자로 고생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회사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등 고가 제품을 사용하는 지역에서 주로 수주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충분히 쌓인 일감을 어떻게 소화할지가 문제다. HD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변압기의 경우 통상 인도기간이 8~10개월이었으나 최근에는 주문이 밀리면서 인도기간이 더 길어졌다. 어떤 고객사에서는 2033년 공급을 제안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생산능력이 빠듯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증설이 필요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와 해외 사업장에서 한꺼번에 증설에 들어갔다. 먼저 울산 공장에서 변압기 생산공정 일부인 철심공정을 전문으로 하는 시설을 짓기로 했다. 미국 앨라배마 법인은 변압기 야적장을 넓혀 조립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런 증설을 통해 연간 매출이 합계 2200억원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효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매출 3조원 달성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부적으로 2030년 매출 5조원 진입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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