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모두투어 인수 무산…'아웃바운드' 강화 방안은 가격 눈높이 차이로 협상 결렬, '티켓·레저 활용' 상품으로 전통 여행사와 차별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4-01-10 10:00:5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모두투어 인수를 위해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결렬됐다. 최근 여행 시장이 가파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사업 확대를 위한 여행상품 경쟁력 제고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모두투어 인수 의지를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종웅 회장 등 모두투어 최대주주 측과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과 인수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OTA 업체인 야놀자는 전통 여행사 인수를 타진하며 모두투어와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며 "가격 등을 두고 협의점을 찾지 못해 사실상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점이 협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발 기준 해외 패키지 예약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6.3% 증가해 2020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모두투어는 최근 2023년 영업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며 40억원 규모 성과급 지급을 발표하기도 했다. 3분기까지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던 해외여행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모두투어 지분가치에 대한 최대주주 측의 눈높이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의 모두투어 인수설이 불거진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으로 출발한 야놀자는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최근 3년간 M&A에 투입한 금액만 7000억원 이상으로 데이블, 인터파크, 고 글로벌 트래블 등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성과가 기대보다 더디게 나타나면서 추가 M&A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B2C 항공권 시장 점유율 1위 인터파크 인수로 아웃바운드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전통적 여행사에 비해 패키지 등 여행 상품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여행사들의 주 수익원은 여행 상품으로 항공권 판매만으로는 큰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 실제 인터파크트리플부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803억원, 영업손실 21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매출은 늘어났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커지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야놀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내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동시에 여행사 M&A를 추진해 마진율이 높은 여행상품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인터파크는 모두투어로부터 패키지 상품을 일부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모두투어 인수가 무산되면서 야놀자의 여행사업 경쟁력 제고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상품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특수목적관광(SIT;Special Interest Tour)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미 확고한 경쟁력을 지닌 티켓·레저 사업을 활용한 여행 상품이 대표적 예다. 문화 공연과 숙소, 항공권 등을 연계한 '플레이 앤 스테이' 등 기존 여행사들과 차별화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야놀자는 모두투어 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야놀자 관계자는 "모두투어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 "회사의 사업 방향에 부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M&A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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