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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유일무이' 이부진 사장…이재용 회장은 여전히 미등기[삼성]①2011년부터 호텔신라 등기이사 재직…이 회장은 특경가법 사법리스크 잔존

원충희 기자공개 2024-01-17 08:12:13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오너가 있는 64개 기업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발표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일까. THE CFO는 주요 그룹별 오너가의 등기이사 등재 현황과 실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4: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은 63개 계열사 가운데 총수와 오너 4세의 이사 등재회사가 한곳도 없다. 다만 총수일가 구성원 중에서 이사 등재한 곳은 한 군데 있다. 호텔신라 사내이사로 등재된 이부진 사장이 유일무이하다.

정작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아직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다.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과 함께 10여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지만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63개 계열사 중 단 한곳,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만 유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 63개 계열사에서 총수일가의 등기임원 등재 회사는 호텔신라 단 한 곳뿐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장녀이자 이재용 현 삼성전자 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유일하다. 그는 2010년 호텔신라 사장일때까지는 미등기임원이었지만 2011년부터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현재 삼성그룹에서 이부진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오너가 일원들은 등기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고 이건희 회장의 경우 2008년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이후 어떤 계열사의 이사직도 맡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2022년 회장 등극 이후 등기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직 맡지 않고 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역시 제일모직 부사장 시절 등기이사로 있지 않았다. 삼성가는 등기임원 등재에 대해 상당히 소극적이다. 오히려 12년간 등기이사로 활동한 이부진 사장이 특이한 케이스다.

삼성 오너가의 등기이사 기피는 2008년 7월 고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조성 등에 대한 책임이행 차원에서 등기임원직을 내놓을 때부터 시작됐다. 등기이사의 상징적 의미는 물론 경영책임에 대한 무게가 막중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일화였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공식 멤버로서 미등기임원과 달리 직접적으로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회사의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권한이 있어 중요 의결안건에 찬성·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때문에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정관을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재벌가에서 등기이사 기피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다.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미정, 여전한 특경가법 리스크

현재 공정위에서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그는 부회장 시절인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에 올랐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같은 해 11월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이 회장은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 2019년 10월부터는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후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과 복역에 처해졌으며 가석방된 이후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취업제한 이슈가 불거졌다. 특경가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른 자가 해당 관련기업에 취업을 제한토록 한다. 그 기간은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면서 회장과 등기임원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 해 10월 회장직만 받았고 등기이사는 계속 미뤄졌다. 원인은 또 다른 사법리스크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로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특경가법상 업무상 배임, 외감법상 분식회계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여기서도 특경가법 위반이 걸린 만큼 취업제한 위험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에 직함을 걸어놓고 있어도 2017년부터 급여를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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