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개편 마무리 이재용 회장, 다음 스텝은 '글로벌' 안정·분산 기조 속 긴장감 형성, 내주 네덜란드 경제사절단 중요 역할 담당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23-12-07 10:11:3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10월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주목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는 작년보다 승진자가 감소했지만 이 회장 체제 인사 기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인사를 마무리한 이 회장의 다음 스텝은 '글로벌'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다음 주께는 예년처럼 인사·조직개편 이후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다만 이 회장은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으로 현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분산' 추구, 조직 신설 통한 '긴장감' 형성…실무자 이동 후속 진행 전망
올해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사 향방에 큰 관심이 쏠렸다.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뒤 실시하는 인사라는 점과 최근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인사 시점은 재계의 예상보다 빨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가 11월에 인사를 단행한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사장단과 임원 승진자 규모는 예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로 작년(9명)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51명을 포함한 143명이다. 작년보다 44명이 줄었다. 삼성그룹이 아닌 각 계열사별로 인사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승진자 규모는 2020년 12월에 실시한 2021년도 임원인사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안정과 분산이다. 과도한 직책 겸임으로 인한 업무 과중을 경계하면서 각 분야에 전문가들을 등용했다. 대표적인 경영진이 한종희 부회장이다. 그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지위는 내려놓고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만 맡기로 했다.
사장단·임원 인사 이후 이번 주 진행된 조직개편에서도 같은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원진 사장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을 겸직해왔다. 이 사장이 퇴임하고 한상숙, 김용수 부사장이 각각 VD·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을 맡기로 했다.
인사 과정에서 조직에 긴장감이 불어넣기도 했다.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이 대표적이다.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는 전영현 부회장이 초대 단장으로 임명됐다. 미래사업기획단은 과거 고 이건희 선대회장 시기의 신사업추진단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컨트롤타워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과거 신사업추진단을 맡던 김순택 전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실장을 맡게 됐다. 현재 사업지원TF가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사업기획단과의 관계 설정, 경쟁 구도 등이 주목을 받는다.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향후 직원급 실무자 이동 등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어 삼성 임직원들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된 임원들 역시 휘하에 탄탄한 맨파워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추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 스텝 '글로벌', 네덜란드 경제사절단 참여
그간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다음주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재계에 따르면 일정은 조율 중인 상태이지만 내주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리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주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회장은 다음 주 글로벌 행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국내 기업인들은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할 예정인데 이 회장 역시 동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빈 방문 국가가 네덜란드라는 점에서 이 회장의 중요한 역할이 불가피하다. 네덜란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ASML이다.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업체로 업계에서는 '슈퍼 을'로 불리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역시 ASML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와 ASML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교역에서 지닌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네덜란드의 한국 수출에서 ASML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ASML 고위 경영진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났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지난해 6월에도 ASML 네덜란드 본사를 찾았다. 이 회장은 ASML 경영진과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EUV 노광장비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 폭넓은 내용에 관해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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