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재생에너지 해부]단가 경쟁 어려운 태양광 사업, '프리미엄'으로 승부③현지 생산체계 이점, 태양광 사업 전반에 걸친 솔루션 제공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15 07:40:03
[편집자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한화그룹의 가장 중요한 미래 사업이다.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로 지목되는 김동관 부회장이 사업을 도맡아 육성해왔다.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채워놓을 예정인 한화그룹의 '꽉 찬'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는 사업에 대한 한화그룹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화그룹의 핵심 먹거리로 성장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까. 더벨이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서 단가 경쟁에 뛰어드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태양광 사업 밸류체인 전체에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이미 진입해 있는 상태다. 태양광 사업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원가를 최대한 낮춘다고 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이에 한화그룹이 주목하는 차별점은 '프리미엄'이다.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기본으로 태양광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 안정적인 공급, 현지 생산체계 구축 등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시황 민감도 낮춰줄 프리미엄 전략
한화솔루션의 구상은 단순히 태양광 모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모듈 공급은 물론 발전소 개발부터 설계·구매·시공(EPC), 금융 서비스까지 태양광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턴키(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책임지고 진행하는 일괄 수주 계약 방식) 사업 전략을 통해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은 미국의 발전(유틸리티)용 태양광 시장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가정용·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4~5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85% 수준을 차지하는 발전용 시장에서 한화솔루션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우회적으로 미국에 진입한 중국산 태양광 모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양광 모듈과 서비스 전반을 턴키로 제공하는 이같은 전략을 무기로 발전용 태양광 모듈 시장을 공략,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턴키 솔루션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판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태양광 사업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직까지는 '시장상황'이다. 시황에 따른 수요와 공급이 모듈 판매가격을 결정하고 판가는 실적을 결정한다.
2022년 4분기에는 2000억원이 넘었던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3분기에는 단 347억원에 불과했다. 시황의 영향이 크다보니 일정한 규모의 수익이 나기보다는 실적이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모듈 판매에 더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로 사업모델을 확장해 모듈 가격과의 실적 간의 '강한 연동'을 약화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현지 생산체계 구축, '친환경 전환' 기업 노린다
턴키 방식으로 체결한 대표적인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태양광 모듈 공급계약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MS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태양광 발전소에 2.5기가와트(GW) 이상의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의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도 한화솔루션이 담당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화솔루션은 올초 MS와의 태양광 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025년부터 2032년까지 8년 동안 매년 최소 1.5GW, 총 12GW의 모듈과 EPC 서비스를 MS가 전력을 구매할 태양광 발전소에 공급한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카터스빌에 짓고 있는 모듈 공장 생산이 시작되는 오는 4월경이면 미국내 모듈 생산능력은 연산 8.4GW가 된다. MS에 공급하기로 한 연 1.5GW 규모의 물량은 한화솔루션이 현지에서 확보한 생산능력의 18% 수준이다. 8년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또 미국 발전용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솔루션에게는 이상적인 공급계약 체결 사례가 됐다.
MS의 사례를 레퍼런스로 삼아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한화솔루션으로서는 긍정적이다. MS와 같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 테크 기업 등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놓은 점이 든든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MS와의 추가 계약을 맺은 일은 현지 생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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