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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논란]EMP 통한 재간접 될까 ”펀드 아닌 법인 투자만 가능”비트코인 보유 SPC 투자 방식 열려있어…당국 방향성 '관건'

황원지 기자공개 2024-01-19 09:4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에서 승인되면서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품군이 새롭게 추가된 셈이라 관심이 뜨겁다. 한편에서는 국내 증권사가 아닌 외국 브로커리지 회사나, EMP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 국내에서의 펀드를 통한 비트코인 직접 및 재간접 투자는 모두 금지된다.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펀드 자산을 해당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방식의 투자는 모두 불가능한 셈이다. 다만 펀드 비히클이 아닌 SPC(특수목적회사)와 같은 법인을 통해 투자를 하는 길은 열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MP 등 재간접 방식도 모두 금지, 운용사 자기자본 투자만 가능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거래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0일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미국이 이를 승인하면서 국내에서도 투자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으나 결국 허용되지 않은 셈이다.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재간접 방식의 투자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세계 ETF에 분산 투자하는 EMP를 통해 투자하는 시나리오다. 이외에도 국내 증권사를 통한 거래는 불가능하지만 외국의 타 증권사와 브로커리지 계약을 맺고 거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운용사가 펀드나 신탁 등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 대상이 되거나, 투자대상의 기초자산이 되는 상품은 가치가 있는 상품만 가능하다. 주식, 채권, 원유, 귀금속 등 대상 자산의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가상자산은 실질적 가치가 없는 자산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에 투자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재간접 투자에도 모두 적용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직접 투자 뿐 아니라 EMP를 통한 재간접 투자도 모두 불가능한 것이다.

다만 운용사의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는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자에는 현행법상 큰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펀드가 아닌 회사의 자체 자금이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와 같은 판매사의 경우 고객이 직접 맡긴 자금이나 발행어음 등 부채를 통해 내부에 현금을 쌓는다. 때문에 자기자본 투자가 엄격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운용사의 경우 펀드 자금과 자기자본 사이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지 않다.

한 사모운용사 임원은 “현재 자기자본을 통한 비트코인 현물 투자는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추후 당국 스탠스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실제로 투자에 나서는 운용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테마’ ETF 이론적으론 가능, 업계 “당국 역행할 일 없을 것”

또다른 방법은 SPC를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재간접 투자가 금지된 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직접 펀드 자산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 대상이 펀드가 아니라 SPC와 같은 법인이라면 문제가 없다. 예를 들면 미국에 SPC를 세우고, 여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사들인다. 그리고 국내 운용사는 펀드 자산으로 이 SPC의 지분을 매입하는 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인을 통한 투자를 금지하려면 해당 법인에서 보유한 가상자산이 몇 퍼센트 이상이면 안된다는 식으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며 “현재 기준이 없으니 투자가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ETF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출시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셈이다. 꼭 SPC가 아니더라도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을 모아 투자하는 일종의 ‘비트코인 테마’ 상품도 출시될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2월 약 15억달러를 투자해 4만3000 BTC를 매수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뜨거워지며 비트코인 가치가 올라가자 이를 보고 테슬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생겨났다. 아시아권에서는 넥슨 일본법인이 약 1700 BTC를 보유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이론적으로는 일종의 비트코인 테마 ETF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식으로 구조를 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스탠스가 바뀌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는 상품 출시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운용사나 증권사 입장에서는 상품을 내놓더라도 금융당국이 이를 제재하고자 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에 대해 금지하는 상황에서는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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