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온오프 신(新)로드맵]지마켓·쓱닷컴 '온라인 두축', 대형·전문화로 도약③규모의 경제·전문관 차별화 '각개전투', 리테일 미디어 '쥬크박스' 탑재 시너지
김선호 기자공개 2024-01-24 15:28:01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의 2024년 정기인사는 어느 때보다도 변동 폭이 컸다. 대표 겸직 등의 통합이 주요 키워드로 꼽히지만 이전과 달리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채널 간 전략에서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마켓 인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새해 맞이한 신세계그룹. 이들이 내세운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전략에서 유통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에서 지마켓 출신의 임원을 중용하고 온라인 플랫폼 양대 축인 지마켓과 쓱닷컴(에스에스지닷컴)의 차별화 전략을 실행했다. 오프라인 채널이 '통합 대표'를 통한 시너지에 주력한다면 온라인은 각각의 대표를 중심으로 각개전투에 나선 양상이다.2024년 정기인사 후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법인은 각각의 단독 대표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구도가 됐다. 지마켓은 기존대로 전항일 대표, 쓱닷컴은 강희석 전 대표가 퇴임하면서 이인영 단독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이외에 더블유컨셉코리아는 이은철 전 대표에서 이주철 대표로 바뀌었다. 세 명의 대표 모두 지마켓 출신 임원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을 이끄는 양축 지마켓과 쓱닷컴은 각각 오픈마켓, 직매입·위수탁 판매방식의 강점을 내세운 승부수를 띄웠다.
◇'초개인화 메가플랫폼' 비전 실행, 흑자 눈앞
지마켓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초개인화 메가플랫폼' 비전을 실행 중이다. 가장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메가플랫폼인 동시에 고객의 쇼핑 습관과 선호 상품을 알아내 맞춤형 쇼핑을 제안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이사회도 재구성했다. 지난해 사내이사는 전항일 대표(사진)와 김태수 제품경험 본부장를 비롯해 이마트의 강승협 전무가 맡았다. 그러다 강 전무가 2024년 정기인사에서 이마트에서 신세계프라퍼티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를 서민석 지마켓 지원부문장으로 채웠다.
이로써 지마켓의 이사회는 모두 지마켓 출신 임원으로 구성됐다. 신세계그룹으로서도 그만큼 지마켓 출신 임원을 중용하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성장한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이 지닌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존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쓱닷컴의 쓱배송 등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관 '스마일프레시'를 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스마일프레시는 2023년 8월부터 12일까지 매출이 론칭 첫해인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마켓의 오픈마켓 구조에 신세계그룹이 지닌 유통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마켓이 2023년 4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고 이러한 추세를 이어나가 4분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통정리 후 '프리미엄 온라인몰' 콘셉트 강화
지마켓을 인수하기 이전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쓱닷컴에 집중하고 있었다. 2018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한 쓱닷컴은 2019년 신세계의 ‘신세계몰’을 흡수하면서 현재 모습을 갖췄다.
신세계그룹이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일환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모두 겸비한 온라인 플랫폼을 출범시킨 시기였다. 이때에 쓱닷컴은 2023년 거래액(GMV)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를 위해 2020년 오픈마켓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 직매입과 위수탁 판매방식에서 오픈마켓으로 영역을 보다 확장해 거래액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계획을 변경시킨 건 역시나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지마켓 인수였다.
2022년 신세계그룹은 지마켓과 쓱닷컴 간의 중복되는 사업영역을 조정하는 ‘교통정리’를 단행했다. 쓱닷컴이 2021년부터 6월부터 오픈마켓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지마켓과 영역이 중복되는 만큼 이를 종료하고 직매입·위수탁 판매방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온라인몰' 콘셉트를 특화하고 이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와 신세계백화점의 독보적인 브랜드 유치 경쟁력을 유입시켰다. 이를 통해 올해 명품, 뷰티, 반려동물 등 전문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리테일 미디어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일례로 리테일 미디어 시스템으로 개발 중인 '쥬크박스(Jukebox)'를 꼽을 수 있다. 쥬크박스는 현재 지마켓에서 운영 중인 빅데이터 기반 광고 솔루션 서비스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쥬크박스 개발로 맞춤형 광고가 보여지는 무대를 지마켓뿐만 아니라 이마트, 쓱닷컴, 랜더스 야구장 관중석 등 그룹이 보유한 여러 온오프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거래액 3% 이상을 광고수입으로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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