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차기 리더는]강호동 후보 "상호금융, 농축협 수익센터로 혁신"⑥농업 현장 경력 37년…"중앙회-농축협 간 괴리 해소해야"
이기욱 기자공개 2024-01-24 13:04:5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장 시급한 일은 중앙회 상호금융을 농축협의 수익센터로 혁신하는 것이다. 상호금융 특별회계가 100조원이 넘는 굴지의 자금운용기관으로 성장했지만 지극히 저조한 운용수익률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농축협이 모든 여유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을 지속 가능한 추가정산으로 증명해야 한다"강호동 합천율곡농협 조합장(사진)은 현재 농촌 및 농민들의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있었다. 신용사업 기반이 약한 농촌형 조합들이 생존 기로에 놓여 있지만 농협중앙회와 일선 현장과의 괴리감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강호동 후보(기호 2번)는 상호금융을 농협의 수익센터로 혁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원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농축협 정기예치금 금리 등을 조정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호동 후보는 이번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24대 선거에 만 56세의 나이로 출마해 56표를 얻으며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1위 이성희 현 회장의 연임 도전이 무산됐고 2위 유남영 후보가 불출마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강 후보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병원 전 회장과 이성희 전 회장 등도 최소 한 차례의 낙선을 경험한 후 회장에 당선된 이력이 있다.
강 후보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재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5선 조합장을 지내며 율곡농협을 키워낸 경험과 성과를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처음 조합장으로 부임할 당시만 해도 율곡농협은 농협중앙회로부터 합병권고 경영감사를 받은 부실농협에 가까웠다"며 "당시 약체농협을 작지만 강한 농협으로 일궈냈다"고 말했다.
이어 "율곡농협은 1개 면단위 단일농협으로 조합원 수가 1067명 정도인 작은 조합이지만 조합원 규모에 비해 경제사업이 견고하기 때문에 강소농협으로 불린다"며 "지난해 6월 기준 율곡농협 직원 1인당 경제 사업량은 9억6000만원, 경제사업 규모는 193억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1987년 율곡농협 입사 이후 37년을 농업 일선에서 활동해온 현장 농업인이다. 2006년 만 42세 나이로 율곡농협 조합장이 됐으며 18년째 현직에 있다.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 농협대학교 평의회 의장 등 농협 내 요직들도 두루 경험하며 착실히 기반을 닦았다. 한국딸기생산자대표조직 회장,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이사 등도 역임 중이다.
강 후보는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 농협이 직면한 '농산물 유통' 문제만큼은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그는 "농협이 유통구조 문제 전반을 모두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농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조직화하고 협동조합 원칙을 확립해 농가의 농협사업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농축협과 중앙회의 계열화를 강화해 도 단위 또는 전국 단위 통합마케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세한 농·축협의 판매에만 맡기지 말고 직접 농축협의 농산물 유통에 참여해 시장의 판로를 함께 개척해야 한다"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수급 및 가격안정시스템을 구축해 '농산물 제값받기'에 힘쓰고 유통인프라 확충을 통해 농축협 농축산물 판매를 6조50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합장의 중앙회 경영참여 확대…계열사간 사업경합 해소 노력
강 후보는 현재 농협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농협중앙회와 일선 단위 조합간의 괴리를 꼽았다. △농업 소득 감소 △조합간 도·농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 중심의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현재는 의사결정 구조가 중앙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중앙회장 당선될 경우 과감한 개혁을 통해 단위 조합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60년간 농축협의 우산이 돼 온 중앙회가 농축협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조직과 사업을 혁신해 농축협 사업을 지원하는 중앙회와 농축협의 이익을 중심에 놓는 중앙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회의 지배구조를 농축협 중심으로 혁신하고 중앙회 경영에 농축협이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춰야 한다"며 "협동조합의 소유·통제 원칙이 바로 서야 계열간 사업경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강 후보는 중앙회와 계열사에 대한 농축협의 지분참여와 조합장들의 경영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추가로 농축협 민원과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업무지원센터 △제도개선 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신설 등도 예고했다. 농촌지역 경영 약체 조합의 경영안정을 위해 경영안정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수익성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영 역량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 후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상호금융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외부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수혈할 예정이다. 독립법인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최종적으로 1조원 추가정산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금융지주도 농축협 지분공개를 통해 계열간 사업경합을 해소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농축협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는 "가까운 거리에서 한 뿌리를 두고 있는 농협은행과 농축협이 고객 유치를 위해 점포 경합을 벌이면 금리와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축협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서로 경합하는 비효율은 사업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고 협동조합의 소유 및 통제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은행은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농축협은 지역금융 기반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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