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던스 달성률 분석]기아, '월 1조' 영업이익 클럽 가입할까올해 매출 101.1조, 영업이익 12조원 제시…자사주 100% 소각 추진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26 07:35:51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4: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간 기아 실적은 해가 다르게 우상향하고 있다. 연매출이 2020년 59조1681억원에서 2022년 86조559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665억원에서 7조2331억원으로 불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지만 성장률은 스타트업을 방불케 했다.그래서인지 기아에서는 가이던스가 실적을 오히려 뒤따라가는 느낌이다. 기아는 앞서 2023년 초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했는데 2023년 상반기 말 이를 대폭 수정했다. 상반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가 2023년 달성한 실적은 두 번째 가이던스에 훨씬 가깝다.
25일 기아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 순이익 8조7778억원을 거뒀다고 실적발표를 통해 밝혔다.
이번 실적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영업이익률은 11.6%로 사상 첫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외연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 해였다.
2023년 초만 해도 기아 내부적으로는 이같은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당시 연간 가이던스로 매출 97조6000억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이 수치만 해도 2022년의 실적을 훨씬 웃돌아 보수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 성적표는 기아의 전망을 좋은 방향으로 비껴갔다. 상반기 매출 49조9349억원, 영업이익 6조2770억원을 달성해 이미 연간 영업이익 목표의 3분의 2가량을 채운 것이다. 북미와 유럽 등 해외 판매가 지속 확대된 가운데 RV(레저용차량),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 차종의 비중이 커진 덕이었다.
기아는 부랴부랴 가이던스를 수정해 2023년 매출 100조원 이상, 영업이익 11조5000억원~12조원 달성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미 한 해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새로 제시한 수치였던 만큼 최종 실적은 수정된 가이던스에 부합했다.
다만 자동차 판매량의 경우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아는 당초 2023년 자동차 32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을 10.3%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6.4% 증가한 308만7384대로 집계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미국, 유럽 등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인 어려움이 있는 일부 권역들 그리고 중국의 저조함으로 인해 계획 대비 11만여대 정도 차질을 빚었다"면서도 "효율적인 인센티브 활용 및 절감, 원자재가 인하를 비롯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연중으로 진행되면서 당초 예측했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앞으로도 매달 영업이익 1조원을 벌어들이는 수익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2024년 가이던스로 매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을 제시했다. 또 2023년 달성하지 못한 자동차 판매량 320만대에 다시 도전한다.
주 부사장은 "실제 1월 진행상황을 보면 조심스럽지만 판매나 수익성이 1월 사업계획보다는 앞서 나가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 한 해 12조원 수익 목표를 갖고 힘차게 나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가이던스 달성은 향후 주주환원정책 수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기아가 앞서 2023년 도입한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보면 향후 5년간 매해 자사주 5000억원씩을 매입해 그 중 50%는 소각하고 나머지는 유보하도록 돼 있다.
기아는 최근 실적 개선에 발맞춰 매입한 자사주를 100% 소각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조건부다. 먼저 50%를 소각한 뒤 올해 3분기까지 봤을 때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졌을 경우 나머지 50%도 마저 소각하겠다는 내용이다. 불확실한 시장과 유동성에 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의 25%가량을 배당하는 기조를 계속 가져간다. 2023년 결산배당으로 1주당 5600원, 총액 2조2188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2024년에도 25% 이상의 배당성향을 만족시킨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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