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롯데건설 TRS 해지' 우발채무 부담 줄었다 콜옵션 행사 여파로 CB 양도차익 정산 리스크 해소
변세영 기자공개 2024-02-05 07:17:0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계열사 지원에 따른 우발채무 부담을 한시름 놓게 됐다. 2022년 말 자금난을 겪은 롯데건설이 2000억원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당시 호텔롯데가 신용도 보강을 위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는데, 최근 이 계약이 해지되면서 자금보충 압박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롯데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스프로젝트엘과 롯데건설의 전환사채(CB) 양도차익을 정산하는 TRS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은 2022년 말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했다. 당시 롯데건설이 발행한 CB를 에스프로젝트엘이 인수하면서 향후 롯데건설 보통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귀속됐다.
이때 호텔롯데가 구세주 역할을 했다. 호텔롯데가 에스프로젝트엘과 CB 양도차익을 정산하는 TRS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케미칼(44.02%)에 이어 지분 43.3%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건설의 2대 주주다.
TRS는 기초자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총수익을 상호 교환하는 파생상품이다. TRS 체결자는 SPC가 투자한 금액과 이자를 보장하고 CB의 가격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이익 또는 손실을 SPC로부터 이전받는 게 주요 골자다.
쉽게 말해 호텔롯데가 수수료는 물론이고 CB 행사가액이 기초자산보다 하락하면 그만큼의 차액(손실액)까지 보장해 줄 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CB의 가치가 0원이 된다면 호텔롯데가 2000억원을 메꿔야 했던 셈이다. 최근 건설업황이 다소 불안정한 점을 고려하면 우발채무 부담이 상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법상 금융기관의 여신편중을 막기 위하여 자산 10조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국내 여신과 관련해 계열회사 간 채무보증이 제한된다. 기업집단의 해외 현지법인 간 또는 해외현지법인과 국내법인 사이의 채무보증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의 경우 TRS를 통해 계열사에 우회적으로 지원책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TRS 계약은 호텔롯데와 롯데건설 간 직접적인 계약이나 거래는 없었지만 SPC를 필두로 통한 채무보증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다만 계약 당시 사채권자(에스프로젝트엘)와 발행회사(롯데건설)는 각각 풋옵션과 콜옵션을 보유했다. 이후 전환가능 청구기간(2023년 12월 말)이 다가오자 롯데건설이 콜옵션을 행사해 만기 전에 CB를 취득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호텔롯데의 TRS 계약도 해지 수순을 밟으며 조금이나마 재정 압박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지배구조상 한국 롯데그룹 최상단에 위치하고 부동산 자산도 풍부하다 보니 TRS를 포함해 해외 계열사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단행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종속기업과 해외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지급보증충당부채는 9071억원으로 2022년 말(8446억원)대비 7.4% 증가했다. 충당부채란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급 의무가 있고 금액 추정이 가능한 부채다. 불확정 채무인 우발채무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그 규모만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자금 흐름이 괜찮아지면서 전환사채를 상환했고 이에 따라 TRS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라데팡스 '4자연합' 공식화…"주주권 적극 행사하겠다"
- 금양인터내셔날, 엠 샤푸티에 지공다스 아티스트 레이블 출시
- [i-point]클로잇-홈넘버메타, 보안택배 SaaS 솔루션 구축
- NPS 2000억 벤처출자 'DSC·LB·아주IB·IMM' 낙점
- [Company Watch]'차입금 출자 전환' 황영규 대표, 알체라 최대주주 등극
- 두산 분할합병, 국내외 자문사 '찬성' 권고…배경은
- 금리 욕심 과했나...ABL생명 후순위채 '주문 제로'
- [Market Watch]'급락하는' 새내기주, '재현되는' WCP 풋백옵션 공포
- 현대차증권 첫 공모 유증에 그룹 계열사 '전폭 지원'
- IPO 시장 냉각, BBB급 회사채 발행시점 '고심'
변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장자승계 가풍' 농심, 장녀라인 경영참여 '눈길'
- '허서홍 시대' GS리테일, 본업경쟁력 강화 ‘미션’
- [전자랜드는 지금]악화된 재무 건전성, 지주사의 백기사 역할 '주목'
- [빙그레 지주사 전환]높아진 해외법인 위상, 외형 성장 '드라이브'
- [전자랜드는 지금]역성장에도 공격적 판관비 집행, 수익성 '부담'
- 모두투어, '주주친화 정책 강화' 주가 반등 '사활'
- '유동성 위기설' 롯데, 재무전략TF '시험대'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 코스맥스, 이사회 구성·견제는 '미흡'
- 골프장 힘주는 웅진, 장·차남 승계구도 영향은
- [2024 이사회 평가]F&F, 우수한 경영성과에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