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호텔 위탁경영 점검]'전략 다변화' 호텔롯데, '위탁 확장' 계열사 빚부담 줄인다③뉴욕팰리스 등 해외호텔 대상 1조 이상 채무보증, '자산경량화' 기조 천명
변세영 기자공개 2023-09-11 08:49:09
[편집자주]
국내 호텔업계가 위탁경영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리스회계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치솟으면서 직접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자산을 경량화하고 동시에 수수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위탁모델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더벨은 엔데믹을 맞은 국내 호텔업계의 재무상황과 경영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기업별 위탁경영 확대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는 1979년 소공동 호텔을 시작으로 가장 많은 체인을 보유하는 국내 대표 호텔사업자다. 독자 브랜드로는 프리미엄 랜드마크를 지향하는 △시그니엘, △5성급 롯데호텔, △4성급 롯데시티호텔(비즈니스호텔), △젊은 감각의 라이프스타일호텔 L7 등 4개가 있다.㈜호텔롯데는 호텔업계 ‘최초’ 타이틀을 다수 보유한다. 국내 호텔 브랜드로서 최초로 해외에 자가 호텔을 오픈했고, 위탁 비즈니스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최근에는 위탁운영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프랜차이즈’ 모델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직접투자 재정 부담 커, 호텔 계열사에만 1조원 이상 채무보증
롯데호텔의 운영 방식은 직접 투자, 임차, 위탁운영 등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초기 사업모델은 직접 투자 방식이 주를 이뤘다. 직접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올리거나 소유주에게 호텔을 통매입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곳곳에 진출했다.
직접 투자로는 2010년 3500억원 투입해 건물을 세운 롯데호텔 모스크바, 현지 업체로부터 인수한 일본 아라이 등이 있다. 이중 가장 덩치가 큰 건 단연 뉴욕팰리스다. 2015년 무려 8억500만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호텔롯데가 미국법인 롯데USA에 4000억원 이상 현금을 댔고 일부는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이 같은 직접 투자 확대는 우발채무 부담을 초래했다. ㈜호텔롯데는 자가소유 점포를 운영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자회사나 계열사로 편입하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채무보증을 단행하며 재정 지원에 나선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내 채무보증 금액이 가장 많은 법인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호텔롯데가 호텔 계열사들에 지급보증 해준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일본 아리아 법인에 259억엔(한화 2340억원), 뉴욕팰리스에는 한화 약 7800억원 가량 채무보증을 단행하고 있다.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할 시 보증인(㈜호텔롯데)이 대신 채무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무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
◇투자비 압박 적은 위탁모델 확장, 50주년 행사서도 '자산경량화' 화두
㈜호텔롯데는 2013년 우즈베키스탄 수도에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오픈하며 위탁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 미얀마 롯데호텔 양곤, 2018년 롯데호텔 사마라(러시아), 2020년 롯데호텔 시애틀(미국) 등 위탁경영 지점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총 4개다.
특이점은 위탁경영임에도 ㈜호텔롯데가 일부 출자했다는 점이다. 우선 미얀마 롯데호텔 양곤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호텔롯데가 합작법인(POSCO International Development Pte)을 세워 운영한다. 롯데는 해당 법인 지분 25%를 갖는다.
시애틀 지점도 마찬가지다. ㈜호텔롯데는 2019년 하나증권과 공동 투자해 미국계 사모펀드 '스톡브리지'로부터 시애틀에 위치한 호텔을 약 2000억원에 품었다. 롯데호텔과 하나증권이 펀드를 조성해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세워 건물을 인수하고, 롯데와 위탁운영 계약을 맺어 호텔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지분율만큼의 리츠 배당과 로열티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위탁경영 간소화 모델 격인 ‘프랜차이즈’ 출범에도 손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러시아 건설사 메트로폴리스 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해외 프랜차이즈 계약을 따냈다. 2025년 하반기 오픈하는 ‘롯데호텔 소치’가 프랜차이즈 1호점이 될 전망이다.
위탁경영과 프랜차이즈는 직접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관리 범주에 다소 차이가 있다. 위탁경영 시 자사 소속 관리직을 현지에 주재시켜 사업장을 경영해야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브랜드를 내주고 초기 세팅 지도만 끝나면 별도 인력파견이 없고 호텔운영을 온전히 현지에 맡긴다. 프랜차이즈가 위탁경영에 비해 손이 덜 가는 셈이다.
실제로 위탁 기조 강화는 올 상반기 개최된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이완신 전 호텔군HQ 총괄대표는 호텔 자산경량화(Asset-Light)를 발판으로 글로벌 체인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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