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열전]"규제완화·글로벌 진출 지원 구심점 역할"배석훈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
이우찬 기자공개 2024-02-15 07:48:50
[편집자주]
프롭테크 업계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투자유치에만 의존했던 영세업체는 지고,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한 곳만이 살아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개발 생태계가 지각변동하는 시기에 또한번 내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더벨이 프롭테크 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현장에서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롭테크 생태계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 목소리를 내고 기업의 글로벌 진출, 스케일업 전략 실행을 돕는데 주력하겠습니다."배석훈 한국프롭테크포럼 의장(사진)은 13일 더벨과 만나 프롭테크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2월, 안석우 직방 대표로부터 의장 자리를 물려받은 배 의장은 올해 임기 2년차를 맞이했다. 본업인 큐픽스 수장 업무에서 나아가 390여개사의 프롭테크포럼 회원사의 살 길도 도모해야하는 책임이 부여됐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공간에 기술을 침투시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 태반, 시장 개발속도 빨라 통제 무의미
배 의장은 부동산 시장의 불합리한 규제가 도처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산시스템이다. 배 의장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산 서버를 관리사무소에 둬야 한다는 규정은 클라우드 시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주택관리 고도화가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롭테크 업계 기술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네거티브 규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물류창고의 경우 과거 '창고업'에 묶여 산업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컨신드롬이 운영하는 공유창고 '미니창고 다락'도 2016년 설립됐지만 지난해 9월이 되어서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차원에서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규제완화·글로벌·네트워킹을 키워드로 3대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프롭테크 산업 생태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나가자는 취지였다.
배 의장은 "업계 공통 과제인 규제 선진화를 위한 목소리를 지속해서 전달하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데서도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구개발(R&D) 정책자금 조기 발주 등 정부 차원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양적 성장 거듭한 프롭테크, 출범 6년만에 회원 390여개사
국내 프롭테크 산업은 2010년대 초 기술 스타트업 창업으로 개화했다. 특히 2018년 출범한 한국프롭테크포럼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회원사는 출범 당시 26곳에서 현재 390여개로 증가했다.
프롭테크 산업 매출은 2018년 5472억원(35개사)에서 2022년 1조9445억원(135개사)으로 증가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2019년 5050억원에서 2023년 6월 기준 5조7278억원으로 1034% 증가했다. 종사자는 2018년 1466명에서 2023년 1만965명으로 늘었다.
산업은 갈수록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 2018년까지 부동산 중개플랫폼, 정보 제공이 위주였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콘테크(Con-Tech·건설·기술의 합성어), 공유서비스, 인테리어 등으로 다양화됐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은 16개 분야로 구분해 산업 진화를 파악하고 있다. 부동산 마케팅 플랫폼, 공유서비스, 부동산관리 솔루션, 데코&인테리어, 데이터&밸류에이션, IoT·스마트홈, 건설 솔루션·확장현실(XR), 에너지, 핀테크, 블록체인 등을 망라하고 있다.
2022년을 전후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계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매출구조에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투자 유치 반복에서 벗어나 자체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으로 강조되고 있다.
배 의장은 "스타트업들이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를 유치해 성장하는데 관심이 많았다면 이제는 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과 철학이 훨씬 더 요구되고 있다"며 "한국프롭테크포럼에서도 부동산 경기침체, 투자 시장 위축을 고려해 수익구조 구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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