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증권사 M&A' 말 아낀 우리금융, 상상인 철회 의식했나지난해 인수추진 배경 설명, 이번엔 신중 모드…"한국포스증권, 잠재 매물 중 하나"
최필우 기자공개 2024-02-07 13:19:13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 연간 실적발표 주요 관심사는 증권사 인수합병(M&A)이었다. 증권사를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는 우리금융 기업설명회(IR)의 단골 소재다. 최근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이목이 다시 한번 우리금융에 집중됐다.우리금융은 M&A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길 꺼리며 보안을 유지했다.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설이 제기됐을 때 명쾌하게 검토 사실을 알렸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선제적으로 인수 의지를 드러낸 뒤 검토를 중단했던 터라 이번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또 M&A가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M&A 담당 임원 컨퍼런스콜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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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담당 임원인 이정수 전략부문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M&A 컨트롤타워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담당했던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이 IR에 참여해 Q&A 세션에서 상상인저축은행 검토 사실을 알린 것과 차이가 있다.
예상대로 Q&A 세션에서는 증권사 M&A 관련 질문이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소형 증권사 인수 보도가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금융의 한국포스증권 인수 추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성욱 CFO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증권사(한국포스증권)를 포함해 규모와 상관 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대상"이라며 "회자되고 있는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회사(한국포스증권)는 우리금융 자본비율에 영향이 없을 것이고 현재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성욱 CFO에게 증권사 M&A 관련 추가 질문을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하려고 할 때 작은 회사는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계획이 바뀐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중형사 이상의 매물을 우선시하던 기조에 변화가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
이성욱 CFO는 "증권사 M&A 관련 큰 원칙에는 변경된 게 없다"며 "앞서 말씀드린 회사는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회사(한국포스증권)인데 인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 검토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되 진행 경과를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대응했다. 지난해 3분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설이 불거졌을 때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것과는 다른 기류다. 당시엔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충청 기반이어서 수도권 기반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살펴보고 있다는 동기까지 설명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얼마뒤 돌연 검토 중단 사실을 알렸고 시장 일각에서 상상인저축은행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이번엔 신중하게 딜을 진척해 잡음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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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밑돈 CET1비율, M&A 언급 부담
이번 IR에서 주주환원 정책과 자본관리비율 발표에 힘을 준 것도 M&A 언급을 꺼리게 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 M&A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면 CET1비율 하락 압력이 커진다. Q&A 세션에서 RWA 성장 정책에 대해 질문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우리금융 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성욱 CFO가 한국포스증권을 인수설에 대한 확대 해석을 자본비율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RWA로 잡힐만한 자산이 미미하다. 한국포스증권 인수가 현실화된다 해도 CET1비율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CET1비율이 목표치에 소폭 미달한 것도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9%로 잠정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목표치를 12%로 잡고 자본비율을 관리해왔다. 기업대출 증가와 민생금융 지원을 감안하면 선방했지만 M&A 계획을 구체적으로 강조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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