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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CES 건너뛰고 'IT 거버넌스' 재편 한창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불참…IT 업무 FIS 위탁 않고 은행·카드가 직접 수행

최필우 기자공개 2024-01-12 11:00:2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건너뛰고 IT 거버넌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ES는 금융그룹 디지털 전략 수립에 참고할 수 있는 행사로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이 참여했지만 우리금융은 불참했다. 당장 도입하기 어려운 기술을 확인하는 것보다 IT 역량 제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업무에 임직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은 그간 IT 업무를 전문 계열사에 위탁해 왔으나 앞으로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재편을 마쳤다. 이번 재편으로 서비스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새로운 IT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비교해 부족했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IT 업무 주도권 '우리FIS→우리은행·카드' 이동 완료

11일 우리금융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IT 거버넌스 개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옥일진 우리금융 부사장(사진)은 "그룹 IT 운영 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며 "IT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비용 절감과 직원들의 IT 역량 향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그간 IT 업무를 주로 계열사 우리에프아이에스(FIS)를 통해 진행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필요한 IT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을 우리FIS에 위탁하는 식이었다. 우리FIS는 개발된 서비스를 인프라로 유지하고 운영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이와 같은 IT 거버넌스는 우리금융의 IT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업계 트렌드를 고려해 서비스를 기획해도 그룹사가 분리돼 있어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있었다. 운영 권한이 우리FIS에 있어 서비스 개발 후 현업 실정에 맞게 개편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가 투입됐다.

IT 거버넌스 개편 필요성은 2001년 지주사 출범 이래 수차례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그룹사 간 인력 이동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노사 갈등과 계열사 이견을 조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IT 거버넌스 개편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임 회장 주도로 임직원 설득에 성공하면서 해묵은 과제를 해결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앞으로 IT 기획 업무는 물론 핵심 및 비핵심 서비스 개발을 모두 수행한다. 우리FIS의 업무는 인프라 운영으로 국한된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모바일뱅킹, 기업뱅킹, 글로벌뱅킹, 자산관리, AI, 빅데이터 업무를 맡고 우리FIS는 그룹 공통시스템과 업무지원시스템 운영에 집중한다.


◇소속 옮긴 IT 인력, 새 거버넌스 적응 중

IT 거버넌스 개편으로 대규모 임직원 이동이 있었다.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명이 우리은행으로 적을 옮겼다. 카드 전담 인력170명도 우리카드로 소속을 바꿔 근무한다. 우리FIS 직원 중 90명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소속을 변경한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개편으로 연간 150억원 안팎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사간 중복해 발생하는 업무를 줄이고 그만큼 디지털, IT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영 효율성을 중시하는 임 회장의 의도가 반영됐다.

IT 관련 임직원들이 CES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 금융회사 CEO와 KB금융 임직원 다수가 CES에 참여했지만 우리금융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CES에 참여할 만한 임직원 다수가 새 거버넌스 적응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우리금융은 새 거버넌스를 토대로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재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디지털 역량 측면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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