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스팩 투자 뭐길래…BNK제2호 새벽 오픈런 '진풍경'계좌 개설, 오전 6시 대기 마감…'인프라 부족+시장 과열' 영향
윤진현 기자공개 2024-02-14 13:41:5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전 6시에 갔는데 대기가 마감돼 계좌 개설을 못했습니다. 1등은 오전 3시에 온 분이었어요."최근 BNK투자증권의 위탁계좌 개설을 시도한 증권업 관계자가 한 말이다. 추후 진행되는 BNK제2호스팩의 수요예측에 참여하려면 각 운용사의 펀드별로 계좌가 있어야 한다. 계좌를 새로 만들기 위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갑작스럽게 몰리며 '진풍경'이 펼쳐졌다.
업계에서는 BNK투자증권의 인프라가 부족하단 지적과 동시에 시장 과열 신호란 분석을 내놨다. 앞서 2022년 진행된 1호스팩 청약 당시에는 계좌 개설 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공모주 투자 과열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영업일간 개설 계좌 300건 불과…경쟁적 '오픈런' 지속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이 이달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BNK2호스팩의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19일부터 20일 청약 과정을 거쳐 오는 22일 납입일을 앞두고 있다. 수요예측과 청약 등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선 위탁계좌를 보유해야만 한다.
수요예측은 BNK투자증권의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위탁계좌는 지점을 방문해 개설해야 한다. 이에 BNK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진행 전에 앞서 국내 운용사에 해당 지침을 담은 안내문을 송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월하게 계좌 개설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영업점 개설시간(오전 8시) 2시간 전인 오전 6시에 도착해도 당일 계좌 접수 대기가 마감이 된 탓이다. 최소 새벽 3시부터 줄을 서야만 계좌 개설이 가능한 상황이기에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참여하려는 운용사들은 많은데 지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한도는 적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다"며 "새벽부터 줄을 서도 계좌를 만들지 못하는 건 정말 드물다"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개설된 계좌는 약 300여건으로 알려졌다. 각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펀드별로 계좌를 개설해야 함을 고려할 때 적은 수준이다. 새벽부터 경쟁적으로 대기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는 이유다.
BNK투자증권의 스팩 상장은 이번이 2번째다. 앞서 2022년 12월 BNK1호스팩을 올린 후 올해 2호 스팩 역시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두 스팩 모두 공모규모 80억원의 중소형 스팩이다.
BNK투자증권이 중소형 하우스 중 후발주자에 속한 만큼 인프라가 부족했단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수요가 몰린다고 하더라도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BNK투자증권 측은 지점 인프라가 미비했다는 점을 시인한다는 입장이다.
BNK투자증권은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의 불편 사항을 인지하고 있다"며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의 과열로 인해 스팩 청약 분위기 역시 과열됐단 분석도 나온다. 앞서 1호 스팩의 청약이 이뤄질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수요가 집중되진 않았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BNK1호스팩의 경우 청약건수가 총 415건 접수됐는데 이중 기관투자자는 단 51건에 불과했다. 이에 기관투자자가 최종적으론 기관투자자 280만주, 일반 투자자가 약 35만주 그리고 인수회사인 BNK투자증권이 84만주를 인수하면서 물량이 적절히 배정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과열로 인해 스팩 시장 역시 과열 신호가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스팩 역시 단기투자(단타)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보니 운용사들의 적극적인 청약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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