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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증권의 새출발]김원규가 키우고, 구자열이 인수 마침표...'매각설 불식'②'옛 LG증권 인연' 김원규 경영 일임…PEF 우회지배 탈피, 자회사 편입

손현지 기자공개 2024-02-22 13:39:47

[편집자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전신은 1999년 설립된 이트레이드증권이다. 지난 25년간 대주주가 수차례 변경되면서 국내 최초의 인터넷증권사에서 종합증권사로 성장했다. 올해부턴 LS네트웍스를 새로운 대주주로 맞아 들이며 또 한번의 과도기에 들어선다. '범LG' 그룹의 유일한 증권회사로서 변화를 앞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다각도로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로 등극하며 오랜기간 시장에서 떠돌던 '매각설'도 어느정도 일축시킨 모습이다. 사모펀드인 G&A PEF를 통해 간접 보유할 땐 엑시트를 고민하는 '투자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IB 비즈니스 참여자로 활약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증권업 의지가 강한 인물로 알려진다. 매각설이 파다하던 2018년에도 NH투자증권의 간판스타 CEO였던 김원규 사장을 영입하며 이베스트투자증권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 완전히 LS 계열사로 편입시키면서 그간의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자열의 숙원사업, 19년 돌고돌아 LS품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999년 LG증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이트레이드 등 3사가 합작해 설립한 국내 첫 온라인 증권사다. 하지만 LG카드 사태 여파로 2005년부터 수차례 대주주 손바뀜을 겪었다. 이트레이드 재팬으로 피인수된 것을 시작으로 소프트뱅크를 거쳐 2008년에는 사모펀드 G&A PEF 등의 손에 들어갔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사모펀드 G&A 산하에 있던 지난 15년의 세월 동안 매각설은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 다녔다. G&A 주요 출자자이자 사실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인이었던 LS네트웍스의 엑시트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것이다. LS네트웍스는 G&A의 지분을 98.8% 확보하며 이베스트증권 지분 61.71%를 보유한 G&A를 통해 간접 지배해왔다.

LS네트웍스의 재무구조 악화가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서 2014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으며, 급기야 2015년부턴 적자(-680억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은 2014년 240.76%, 2015년 234.56%에 육박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이베스트증권 매각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었다. 이베스트증권에 투자할 때 LS용산타워를 담보로 투자 자금을 조달했기에 재무부담이 상당했던 것이다. 투자금은 4727억원에 달했다. 2017년부턴 인수합병(M&A) 시장에 이베스트증권이 공개 매물로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구자열 LS 의장의 증권 포트폴리오에 대한 애착이 컸던 모양이다. 과거 이베스트증권의 전신이었던 이트레이드증권 설립에도 일조했던 만큼 놓칠 수 없는 회사였던 것이다.

원매자가 나타나더라도 의견 합의를 보지 않았고, 금액도 낮추지 않았다. 매각 불발을 염두에 둔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등 실질적인 진성 매각 의지는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LS엠트론이 동박 및 자동차부품 사업을 매각하는 과정 속에서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건드리지 않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구 의장은 워낙에 증권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 (본인은) 한번도 팔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며 "LS네트웍스 차원에서 여러가지 엑시트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한 적은 있지만, 이베스트증권을 매각하면 어렵게 걸쳐놓은 증권업에서 발을 빼야 하는 만큼 쉽사리 매각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베스트 불시지핀 묘수는…'NH증권 인연' 김원규 영입

구 의장이 어렵사리 지킨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변화가 절실했다. 국내 최초 온라인증권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업계 내 인지도는 낮았다. 뚜렷한 차별성도 사실상 없었으며 이제 막 시작한 IB(투자은행)이나 리테일 업력은 미미했다. 해외상장ETF 등 고수익 해외상품 투자정보 서비스도 시작한 지 얼마 안됐다.

구 의장이 묘수로 떠올린 건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사장 영입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과거 LG증권(옛 럭키증권)에서 시작됐다. 당시 상사(영업사업 총괄)와 부하직원(금융상품영업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인연을 바탕으로 김 사장에게 이베스트투자증권 재건을 위한 경영을 맡겼다.

구 의장은 지난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약 6년간 LG증권에 몸담았던 증권맨이다. 당시 국제·소매영업 상무 전무,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거치며 홀세일 국제영업 등의 경험을 두루 갖췄다. 재임 시절 당시 금융상품영업팀장이었던 김 사장에게 증권업계 최초로 법인영업팀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 사장의 구 의장의 뜻에 따라 2019년 취임 당시 매각 의지가 없다는 점을 공고히 했다. 그간의 금융투자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베스트증권을 더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 의장 지근 거리에서 지켜보며 증권업에 대한 열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취임후 지난 5년여간 자본확대와 리스크관리 효율성 제고에 주력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의 간판 스타CEO로 유명세를 떨치던 인물이다. 1985년 입사후 40여년간 줄곧 NH증권에 있었다. 옛 럭키증권이 LG증권,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으로 바뀌는 동안 오롯이 한 회사에 몸담으며 CEO 자리까지 올랐다.

업계 내에서도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됐다. 35세의 나이로 포항지점장 자리에 올라 '최연소 지점장' 타이틀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NH투자증권의 초대 대표로 취임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과의 통합과 안정을 이끌어 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2년 시장 악화로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했으나, (김원규 사장) 취임 후 3년간(2019~2021년)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뤄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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