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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신탁 1위 도약, 외형경쟁 속 지각변동 디펜딩 챔피언 '코람코' 역성장…금융지주 계열 약진

신상윤 기자공개 2024-02-19 08:14: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 업계가 부동산 시장 둔화와 맞물려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부동산신탁사 외형 순위가 크게 뒤바뀌었다.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순위 경쟁은 전년도 1위 코람코자산신탁 사세가 크게 꺾이면서 이변을 낳았다.

빈 자리는 한국자산신탁이 약진하면서 3년 만에 왕좌를 차지했다. 금융 계열의 부동산신탁사들이 약진한 가운데 부실채권 이슈가 불거진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은 이례적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자산신탁 2단계 '껑충', 코람코자산신탁 7단계 '급락'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4개 부동산신탁사 별도 기준 영업수익(매출액) 합계는 1조6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전체 시장 규모는 4.5%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부동산신탁사들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과 중위권의 변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이 1000억원을 넘긴 곳은 모두 10개사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1개사 늘었다. 한국자산신탁이 유일하게 2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자산신탁의 뒤를 이어 한국토지신탁이 1900억원에 달하는 영업수익을 달성하면서 상위권을 형성했다. 중위권은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신탁사를 포함해 8개사가 1000억~1600억원대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상위권 경쟁은 치열했다. 한국자산신탁은 2020년 1위를 차지했으나 이듬해부터 한국토지신탁 및 코람코자산신탁 등에 밀려 3~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수익 2091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토지신탁은 한국자산신탁보다 조금 적은 1871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영업수익이 줄어든 규모이지만 2위 자리를 2년 연속 지켰다. 반면 전년도 디펜딩 챔피언 코람코자산신탁은 영업수익 1115억원에 그치며 순위가 8위로 밀려났다. 코람코자산신탁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43.5% 줄어든 규모다.


◇금융지주 계열 중위권 경쟁 치열, 'KB·교보' 적자 전환

중위권은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신탁사를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금융계열 부동산신탁사 모두 전년 대비 영업수익은 줄었다. 영업수익 순으로 하나자산신탁이 1614억원으로 금융계열 중에선 가장 앞섰으며 그 뒤를 신한자산신탁(1490억원)과 KB부동산신탁(1488억원), 우리자산신탁(1300억원)이 따랐다.

중위권을 차지한 부동산신탁사로는 무궁화신탁(1242억원)과 코람코자산신탁(1115억원), 대한토지신탁(1101억원), 교보자산신탁(1051억원) 등이 순서대로 포진해 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무궁화신탁이 우리자산신탁에 자리를 내줬고 대한토지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이 자리를 맞바꿨다.

하위권은 코리아신탁을 제외하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 비교적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부동산신탁사들이 포진했다. 한국토지부동산신탁 등 3개사는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승인받았다. 코리아신탁 외에는 2~3%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계에선 이례적으로 2개사가 적자를 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손실 963억원, 순손실 841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자산신탁의 지난해 영업손실 및 순손실 규모도 각각 375억원, 29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신탁사는 보유한 자산의 리스크 수준별로 자산건전성을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산의 건전성 마다 일정 비율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영업비용에 반영돼 전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도 이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자산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손실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대출채권 관련 대손상각비를 1331억원으로 평가했다. 또 기타 충당금전입액으로 600억원을 반영했다.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지난해 대출채권 관련 대손상각비 893억원을 영업비용에 반영하면서 적자 전환에 발단을 제공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 보수적으로 자산을 평가하고 있다"며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자산들도 향후 시장이 개선되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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