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지주사 역할' 화승코퍼레이션 정점엔 '오너3세' 현지호①10년새 지분율 2→35%…계열사 블록딜, 부친 증여로 최대주주 자리매김
박동우 기자공개 2024-02-28 08:20:48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4: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승그룹은 고무신 생산으로 출발해 차량용 고무부품, 스포츠 패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기업집단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은 화승코퍼레이션이다.화승코퍼레이션의 정점에는 '오너 3세' 현지호 총괄부회장이 서 있다. 현 총괄부회장은 10년간 지분율을 2%대에서 35%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하게 다졌다. 블록딜을 통해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고 부친 현승훈 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은 결과다.
◇경영권 승계 맞물린 과정, 화승코퍼레이션 지분 35%로 확대
화승코퍼레이션은 산업용 고무부품을 생산하는데 특화된 기업이다. 1978년에 출범한 이래 빗물·먼지의 차내 유입을 방지하는 웨더스트립, 유압원을 차량 장치에 전달하는 고무호스를 제조했다. 현대차, 기아, 폴크스바겐 등 국내외 완성차 메이커에 납품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국내 특수고무업계 1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회사 최대주주는 창업주 3세 현지호 총괄부회장(사진)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화승코퍼레이션 전체 주식의 35.44%(1773만7275주)를 보유했다. 현 총괄부회장은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현 총괄부회장이 화승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과정은 그룹 경영권이 승계되는 국면과 맞물렸다.
현 총괄부회장의 지분 확보가 궤도에 오른 건 2013년이다. 그해 10월 현 총괄부회장은 139억원을 들여 화승T&C가 보유한 화승코퍼레이션(당시 화승R&A) 주식 94만2938주(14.61%)를 매입했다. 단숨에 소유 지분율이 2.32%(15만주)에서 16.93%(109만2938주)로 뛰어올랐고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여세를 몰아 2014년 7월에는 31억원을 투입해 화승이 보유한 화승코퍼레이션 주식(48만7000주) 가운데 9만5970주도 사들였다. 거래를 계기로 현 총괄부회장 지분율은 18.42%(118만8909주)로 집계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후 화승은 2015년 4월 잔여 지분 1.56%(10만1030주) 일체를 현 총괄부회장에게 처분했다.
2020년 이래 현 총괄부회장의 지분율 상향에 기여한 주체는 부친 현 회장이다. 2020년 5월에 현 회장은 현 총괄부회장에게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225만9642주(3.50%)를 물려받았다. 2022년 5월에는 갖고 있던 지분 674만8364주(13.48%)를 전부 넘겨주면서 증여 행보를 마무리했다.
◇17년째 이사회 참여, 'R&A·인더·네트웍스' 지분보유
지난 10년여 동안 현 총괄부회장이 보유 지분율 상향에 몰두한 건 화승코퍼레이션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라는 정체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투자사업부문과 산업용고무 및 소재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 총괄부회장은 2007년 이래 17년째 화승코퍼레이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내이사 5인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 일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에서 위임한 △투자 △채권·채무 △영업·생산활동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조직이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화승R&A(11.27%) △화승인더스트리(9.98%) △화승네트웍스(100%)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화승R&A는 2021년 3월에 인적분할로 출범했다. 존속법인인 화승코퍼레이션은 자회사 관리, 신사업 투자, 산업용 고무제품 제조를 전담하고 신설법인인 화승R&A가 자동차 부품 사업을 맡았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코퍼레이션 지분율 9.26%(463만2820주)를 소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분을 10%씩 상호 보유하는 관계를 형성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스포츠 패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 주안점을 맞춘 기업으로 현 회장의 둘째아들 현석호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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