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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M&A 대전환]사업구조 변경 '총대' 롯데지주서 누가 메나②경영개선실 출신 임원 대거 승진 '기능 강화', ESG경영혁신실의 '선택과 집중'

김선호 기자공개 2024-02-26 13:28:03

[편집자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매각 의지'를 전하며 경영철학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동안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롯데가 이제는 매각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총수가 계열사에 던진 '마지막 경고'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신 회장이 '매각'이라는 단어에 담은 메시지를 파악해보고 이에 따른 변화 '단초'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계열사가 포진해 있는 형태다. 그중에서도 각 계열사를 관리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은 롯데지주가 맡는다. 이곳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언급한 ‘부진 사업’ 매각 의지를 실현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는 2004년 출범한 정책본부에서부터 시작했다. 당시 신 회장은 부회장 직급으로 정책본부에 몸담았다. 2011년 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정책본부 수장으로 자리하며 신사업을 추진하고 인수합병(M&A)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다.

정책본부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호텔롯데 기획조정실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해체됐고 이후 주요 계열사에 분산됐다. 그러다 2004년 롯데쇼핑 내 정책본부가 마련되면서 컨트롤타워가 부활했고 주요 대규모 M&A를 성사시켰다.

그러다 2017년 설립한 롯데지주가 전반 사업을 주도하고 전체 사업구조를 짜는 역할을 했다. 그 이전까지 정책본부는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두 조직으로 운영되다 롯데지주가 설립되면서 업무 영역을 전문화했고 담당 임원을 배치하는 수순을 거쳤다.

또한 M&A 등 신사업은 현재 ESG경영혁신실과 오너 3세인 신유열 전무가 이끄는 미래성장실로 세분화됐다. 이 가운데 주로 인수자의 역할에 있었던 롯데지주는 이제 신 회장의 '매각 의지'에 따라 매각자의 시야에서 M&A 시장을 바라보게 됐다.

◇경영개선실, 중장기 계획 중책 맡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와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당장에 논의되거나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장기 계획에 총수의 이러한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고 집중해야 할 신사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로서는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사업구조 변경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유지시킬 것과 매각으로 정리해야 할 사업을 구분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먼저 이를 담당하는 조직은 롯데지주의 경영개선실이다. 사실상 경영개선실은 롯데그룹의 감사실로서 경영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이곳에서 정기·비정기 감사를 실시하면서 축적한 자료가 사업 매각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정기인사에서 경영개선실에 몸담은 임원이 대거 승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경영개선실장인 고수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주우현 경영개선1팀 상무도 전무로 올라섰다. 이외에도 경영개선실 출신 임원인 이영구 식품군HQ 총괄대표와 차우철 롯데GRS 대표가 각각 부회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만큼 롯데그룹에서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개선 등이 주요 과제이자 성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시켜 롯데웰푸드로 재탄생시킨 주역이고 차 대표는 롯데GRS에서 신사업 추진, 점포 리뉴얼을 단행해 수익성을 강화했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의 매각 의지에 따라 경영개선실의 감사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전반 사업을 평가대에 올리고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는 사업을 가려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SG경영혁신실, '인수→매각' 입장 달라지나

롯데지주에서 신사업 추진 등 M&A 역할을 주도하는 조직은 ESG경영혁신실이다. 롯데지주 설립 초기 가치경영실이었다가 2018년 말에 경영전략실로 변경했다. 현재는 ESG경영혁신실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M&A를 주도하는 전략실로 위치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사업분야는 △헬스앤웰니스(시니어·바이오·대체식품) △모빌리티(전기차 충전 인프라·자율주행 차량·스마트시티) △지속가능성(2차전지 소재·리사이클·차세대 전지소재) △뉴라이프 플랫폼(무인 플랫폼·자율주행 플랫폼) 4가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ESG경영혁신실에서 추진했다. 그리고 2024년 정기인사에서 오너 3세인 신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그에게 롯데지주에 신설한 미래성장실을 맡겼다. 미래성장실 산하 글로벌·신성장팀은 각각 김수년 상무보, 서승욱 상무에게 이끌도록 했다.


이들은 그동안 인수자의 입장에서 매물을 검토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M&A를 진행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내세운 사업구조 변경 등 부진 사업 정리 기조에 따라 매각자의 입장에서 M&A 시장을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오너 3세에게 이러한 작업을 맡기기보다는 ESG경영혁신실에서 주도해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ESG경영혁신실에 이어 별도로 미래성장실을 신설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포석일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향후 신성장 동력을 탑재하기 위한 M&A 전문 영역을 미래성장실이 맡고 ESG경영혁신실은 조직명 그대로 경영혁신을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ESG경영혁신실장은 2024년 정기인사에서 이훈기 사장에서 노준형 부사장으로 변경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결정이 이뤄진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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