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전략 분석]하림펫푸드 턴어라운드 이끈 제일사료 자금지원출범 초기 출자·대여 병행…순익 턴어라운드에 자체 차입 전환
이민호 기자공개 2024-03-07 08:25:22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4: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펫푸드는 제일사료가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사례다. 출범 초기 출자와 대여로 성장에 힘을 보태면서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현재는 대여금을 거둬들이는 대신 자체 차입에 나서게 하면서도 재무건전성은 유지하고 있다.◇제일사료의 360억 추가 출자…출범 초기 순손실에 대여도 병행
제일사료는 축산용 배합사료 제조사로 1962년 설립돼 하림그룹의 근간을 이룬 회사 중 한 곳이다. 옛 제일사료가 2011년 1월 사료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곳이 현재의 제일사료다. 존속한 옛 제일사료는 제일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단계적으로 그룹 주요 계열사의 투자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해 현재의 하림지주로 거듭났다.
제일사료가 양계·양돈에서 양어까지 넓은 범위의 사료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펫푸드 사업도 일찍이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2015년 12월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 펫푸드 공장을 신설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법인으로 독립시킨 곳이 하림펫푸드다. 제일사료는 2017년 4월 반려동물 식품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하림펫푸드를 출범시켰다. 물적분할 형태였던 만큼 제일사료가 지분 100%를 보유하며 현재도 지분율은 이어지고 있다.
하림펫푸드가 애초 사업부문 형태였던 만큼 출범 첫 해인 2017년말 제일사료는 하림펫푸드 지분가치(장부금액 기준)를 197억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2017년 하림펫푸드 매출액은 2억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 56억원을 냈다.
이 때문에 제일사료는 하림펫푸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출자와 대여를 모두 이용했다. 먼저 출자는 2018년 180억원과 2019년 180억원으로 출범 이후 누적 36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 때문에 2019년말 제일사료가 평가한 하림펫푸드 지분가치는 557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여도 병행됐다. 제일사료가 하림펫푸드에 대여한 금액은 2017년 40억원, 2018년 95억원, 2019년 60억원이었다. 하지만 제일사료는 2018년 95억원, 2019년 100억원을 각각 회수하면서 대여금을 모두 상환받았다.
하림펫푸드는 제일사료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매출액이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20년까지 출범 이래로 4년 동안 당기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제일사료는 2020년 하림펫푸드 지분가치에서 40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하기도 했다.
◇2021년 순이익 턴어라운드…자체 차입 선회
제일사료로부터의 자금 지원 효과가 빛을 발한 것은 2021년부터다. 하림펫푸드 매출액이 200억원을 돌파하면서 당기순이익 6억원을 기록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 성장세는 2022년에도 이어져 매출액은 300억원을 돌파했고 당기순이익도 14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하림펫푸드가 자생력을 갖추면서 2020년부터는 제일사료로부터의 추가 출자도 멈춘 상태다. 하림펫푸드 지분가치도 2020년 40억원 상각 이후 516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턴어라운드 덕분에 모회사로부터의 자금 지원보다 자체 차입에 나서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2022년말 기준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으로부터 147억원을 차입하고 있다. 이는 신한은행 싱가포르지점과의 한도액 1160만달러 차입약정에 따른 것이다.
하림펫푸드는 토지(54억원)와 건물(공장·124억원)을 합산한 장부금액 기준 178억원의 유형자산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담보설정금액은 207억원이다. 2022년말 하림펫푸드 유형자산이 30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있다.
그럼에도 제일사료로부터의 앞선 출자 덕분에 하림펫푸드의 차입 여력은 충분하다. 2022년말 자산총계 527억원 중 자본총계가 331억원, 부채총계가 196억원으로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59.2%로 10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제일사료 측에 하림펫푸드에 대한 추가 출자와 대여 계획을 문의했지만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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