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펫푸드, 오너 2세의 '프리미엄 전략' 결실 맺었다 흑자 전환 후 2022년 시장점유율 5위 안착, 습식사료·해외시장 공략 시동
서지민 기자공개 2023-08-18 08:08:15
[편집자주]
국내 펫푸드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수년전 초기 시장에 진출해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주요 식품기업들이 하나둘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영토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들은 제품 차별화와 수출 확대 등 각자 고유 장점을 살려 외형 성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펫푸드사업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은 펫 산업에 뛰어든 유통업체들 가운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선두주자로 꼽힌다. 출범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발표했던 연매출 200억원 달성을 넘어 400억원대를 향해 질주 중이다. 사료와 닭고기를 생산·가공했던 노하우에 프리미엄 전략을 적용한 점이 주효했다.가파른 성장세에 펫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의 장녀 김주영 하림지주 이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케팅팀을 지휘하며 펫푸드 사업을 초기부터 지휘해 온 김 이사는 지난해 하림펫푸드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펫푸드 사업의 성과가 향후 승계의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김 이사는 기업가치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적자 터널 지나 5년만 흑자전환 성공, 시장점유율 '7위→5위' 확대
하림그룹은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더리얼', '밥이보약',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등 3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하림펫푸드의 제품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키워드는 '휴먼 그레이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사료의 최상위등급을 뜻하는 용어다.
하림펫푸드는 초기부터 명확하게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사료에는 식품 등급재료에 포함되지 않는 재료가 허용되어 닭의 내장 등 부위를 모아 가루로 만든 육분과 같이 식품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하림펫푸드는 생고기 등 식품용 원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실제 식품을 제조하는 수준으로 제조공정을 관리하기 위해 400억원을 들여 전용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펫푸드 사업에 진출한 식품업체 중 대규모 전용 공장을 가진 곳은 하림펫푸드가 유일하다.
확고한 타깃 전략으로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형성되던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매출은 2018년 23억원에서 2019년 103억원, 2020년 198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지만 공장 설립과 마케팅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200억원이 넘었다.

프리미엄 전략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건 2021년부터다. 사업 시작 후 5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휴먼그레이드 브랜드 '더리얼'이 일반 사료의 10배가 넘는 가격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366억원, 영업이익은 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확대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하림펫푸드는 2021년 국내 반려견 펫푸드 시장 점유율 7위에서 지난해 5위로 올라섰다.
◇허준·김주영 '더미식' 드림팀 재결성, 성장률 가파른 습식사료 시장 공략
하림펫푸드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전략에 더욱 힘을 실을 방침이다. 올해 초 하림산업 식품부분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허준 대표에게 하림펫푸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겼다.
허 대표는 하림그룹의 식품 신사업 '더미식' 론칭 과정에서 오너 2세 김주영 이사와 합을 맞춘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을 통해 하림을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로 고급화·차별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가진 펫푸드 사업에서 허 대표와 김 이사가 드림팀을 구성한 모양새다. 허 대표는 더미식 즉석밥 매출 확대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펫푸드 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펫푸드는 우선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 올해 제조공장에 습식용 사료 제조를 위한 설비 증축을 완료했다. 노령견, 비만 반려견에게 적합한 습식사료는 펫 고령화와 비만 증가 추세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에는 해외 펫푸드 시장에 도전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일본과 베트남에 소규모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 보고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최근 농식품부가 가축형 사료와 구분되는 펫푸드 체계를 마련하고 표시 기준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프리미엄 펫푸드를 찾는 소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단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삼성, 바이오 인적분할설…지배구조 개편 관심↑
- 신종자본증권 찍는 CJ CGV, 경쟁사 합병 영향은
- [i-point]시노펙스, 경북 산불피해지역 '탄소중립 숲' 조성 공동 추진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 [영상]항공시장 다크호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에서 멈춰선 이유는
서지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KGC인삼공사, 혈당 케어 브랜드 ‘GLPro’ 확장
- [영상]'황제주' 등극 삼양식품…불닭으로 어디까지 가나
- [Company Watch]삐아, 물류 법인 '삐아서비스' 설립 배경은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멀티플렉스 '빅2' 재편…주도권 경쟁 시작되나
- [Earning & Consensus]코스맥스, 동남아·국내 동반 성장에 ‘분기 최대’ 실적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스크린' 아닌 '스트리밍' 시대…기로에 선 영화 산업
- [퍼포먼스&스톡]이마트 실적에 나타난 '정용진 효과'…주가에는 아직
- [이사회 분석]코리아세븐, 운영 대신 '전략기획' 인사 전진배치
- [thebell note]정용진 회장의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