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콘솔 신작' 준비 시프트업, 피어그룹 '차별화' 전략은기존 게임사 IPO, PC·모바일 중심 밸류에이션 산출…콘솔 개발사 포함 여부 관건
안준호 기자공개 2024-02-28 07:19:4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앞둔 가운데 예상 시가총액 산출을 위한 유사 기업 선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몇 년 사이 상장한 게임사들의 경우 대동소이한 비교군을 제시했다. 주로 모바일, PC 플랫폼 게임을 만드는 국내외 개발사들이 채택됐다.단 시프트업의 경우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게임 산업 흐름이 콘솔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4월 플레이스테이션(PS) 5 독점으로 ‘스텔라 블레이드’를 내놓는다.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서는 콘솔 게임 개발사 중심으로 피어그룹(Peer Group)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모바일 게임 위주 성장 국내 게임산업, IPO 피어그룹 ‘천편일률’
게임 플레이를 위한 전용 기기인 콘솔(console)은 게임 산업에서 가장 오래된 플랫폼에 해당한다. PC에 이어 모바일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지만 여전히 지위가 강고하다. 글로벌 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게임시장 전체 매출 1840억 달러 가운데 약 29%(532억 달러)가 콘솔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다만 국내 게임 산업에서 콘솔 시장은 ‘불모지’에 가깝다. PC방을 중심으로 게임 문화가 형성된 덕분에 개발사들 역시 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의 소니(SONY), 닌텐도와 같은 제조사가 없는 것은 물론 흥행한 게임 역시 손에 꼽는다. 기존 게임을 콘솔 플랫폼으로 다시 내놓는 경우도 있었지만,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다.
PC방을 중심으로 게임 문화가 형성된 덕분에 개발사들 역시 PC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수십 곳에 달하지만 대부분 PC와 모바일 게임이 주력이었다. ‘3N'으로 통칭되는 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은 물론 최근 두각을 나타낸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도 그랬다.
특히 넷마블 상장 이후엔 일종의 공식이 자리 잡았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대흥행한 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등장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역시 호성적을 기록하며 모바일 기기가 시장의 중심이 됐다. 상장 게임사들의 시가총액 역시 급등했다.
이후 IPO를 추진한 게임사들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다. 글로벌 흥행작을 보유한 크래프톤은 다소 결이 달랐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기존 개발사들과 유사했다. 이전 사례와 마찬가지로 PC·모바일 시장 게임사를 피어그룹으로 삼아 예상 시가총액을 산출했다.

◇콘솔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앞둔 시프트업…피어그룹도 차별화 전망
최근 시장에 나왔던 게임 개발사들의 피어그룹을 보면 겹치는 이름이 상당수 눈에 보인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리고 공모 도중 상장을 철회했던 라이온하트스튜디오까지 피어그룹은 대부분 비슷하다. 구성이 조금 다를지라도 주력이 PC, 모바일용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실제 밸류에이션을 위해 피어그룹을 추리는 과정에서도 이같은 논리가 적용됐다. 선정 과정에 콘솔 게임 개발사들이 포함되어도 목표 시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2020년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역시 최종 선정 기준을 “주된 사업이 콘솔게임, 소셜카지노 게임이 아닌 회사”로 제시했다.
단 신작 게임을 콘솔 플랫폼에서 발매하는 시프트업의 경우 피어그룹 선정 과정에서 다른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4월 나오는 ’스텔라 블레이드‘는 PS 5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넷마블이 ’P의 거짓‘을 출시하며 콘솔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은 사례가 있지만, 콘솔 독점작을 발매하는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
PC와 콘솔의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큰 편이다. 콘솔 이용자들이 북미와 유럽, 일본에 주로 분포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먹힐 AAA급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개발 역량이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투입해 유행하는 수익모델(BM)로 개발비를 회수하는 모바일 시장과는 ’문법‘이 다르다.
공모 전략에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배제되었던 콘솔 지향 개발사들이 대거 피어그룹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북미의 테이크투 인터렉티브(Take-Two Interactive), EA(Electronic Arts), 일본의 닌텐도(Nintendo),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 Holdings) 등이 주로 거론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인 '승리의 여신: 니케'가 흥행했던 지난해 실적도 전년 대비 급성장했지만, 올해 예정된 콘솔 신작 때문에 실적 상승을 점치는 의견들이 많다"며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주요 동력도 여기에 있기 때문에 공모 밸류에이션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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