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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운용, 시그마타워 매각 난항속 대출 연장 '심폐소생' 이화운용과 협상 지연, 금리 상승 압박 부담 가중

이명관 기자공개 2024-03-06 08:07:5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리츠운용의 시그마타워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이화자산운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속도를 내는 듯 싶었지만 수개월 간 마땅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시그마타워 관련 대출 만기가 도래했다.

HL리츠운용은 우선 시간을 벌기 위해 만기를 늦췄다. 기한 내에 협상을 끝내지 못하면 리파이낸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에퀴티 투자자에게 지급할 배당은 줄게 된다. 에퀴티 투자자에게 이자부담이 전이되는 꼴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리츠운용은 최근 시그마타워를 인수했을 때 일으킨 대출 만기를 연장했다. 연장 기한은 2개월이다. 금리 조건은 기존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HL리츠운용은 2021년 시그마타워를 인수했다. HL제1호리츠를 비히클로 삼았다. 전체 인수가격은 1400억원 정도다. 에퀴티로 500억원, 담보대출로 880억원을 조달했다. 에쿼티 투자자는 저축은행과 증권사 중심으로 구성됐다.

담보대출은 선순위와 후순위로 구성됐다. 선순위 750억원, 후순위 130억원 등이다. 선순위 대주단은 신한은행(270억원), 대구은행(220억원), 메트라이프생명(160억원), 산림조합중앙회(100억원) 등이다. 선순위 금리는 2.7%로 책정됐다. 후순위 대주단은 하나저축은행(65억원), SBI저축은행(65억원) 등으로 금리는 4.2%다. 해당 대출의 만기는 지난 25일이었다.

대출 만기가 2개월만 연장된 데는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사실상 대주단이 대출 상환 압박을 가하기 전 유예기간을 준 셈이다. 매각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차입금 상환에 지장이 없다. 다만 매각 협상에 진척이 없다는 점은 변수다.

HL리츠운용은 지난해 9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에 나섰다. 입찰을 거처 최종 인수자로 이화자산운용이 낙점됐다. 순조롭게 매각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3개월이 지난 현재 HL리츠운용과 이화자산운용은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HL리츠운용으로선 2개월 내에 이화자산운용으로의 매각을 클로징 해야 차질없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유로 가격이 지목된다. 우선 딜의 헤게모니가 인수자측에 있다. HL리츠운용은 대출 만기라는 불리한 조건이 있다. 리파이낸싱이 성사되면 크게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HL리츠운용이 시그마타워를 인수할 때 조달한 금리가 워낙 낮다. 리파이낸싱에 나설 경우 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선순위 대출 금리는 5% 정도 선에서 책정되고 있다. 두 배 이상 오르는 셈이다. 금융비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에쿼티 투자자들에게 향할 배당금이 깨질 우려가 있다. 애초 낮은 금리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책정해 에쿼티 투자자를 모았기 때문에 금리 상승 부담이 에쿼티 투자자에게 전이 되는 셈이다. HL리츠운용이 시그마타워 인수 2년여 만에 빠르게 엑시트에 나선 이유도 금리상승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해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을 때 대주단을 세팅했는데, 만기를 2년으로 설정했던 게 지금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단기간에 금리가 이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HL리츠운용 관계자는 "이화자산운용과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잠실 시그마타워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연면적 6만8636.41㎡, 지하 7층 ~ 지상 30층 규모다. 매각 대상인 오피스의 임대가능면적은 2만7813.96㎡ 정도다. 고 있다. 핵심 임차인은 HL그룹이다. 현재 본사로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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