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 1250억 수혈, 힘 받는 김영석 체제 11년간 1760억 손실, 6번 유상증자로 2440억 수혈…7번째 지원이 최대규모
강용규 기자공개 2024-03-08 08:26:5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유상증자를 통해 모회사 교보생명의 자금지원을 받는다. 한 차례 계획이 어그러지기는 했으나 결국 외부 수혈에 성공하면서 김영석 신임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부터 힘을 받는 모습이다.교보라이프는 출범 이후 연간 적자만을 누적하고 있다. 당연히 교보생명의 지원도 처음이 아니다. 교보라이프를 향한 교보생명의 경영적 판단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인터넷 보험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향한 신뢰
교보라이프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2500만주를 발행해 125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6일 공시했다. 교보라이프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교보생명이 대금을 20일 전액 납입한다.
앞서 교보라이프는 2월8일에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의를 공시했으나 계획을 곧 철회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교보라이프의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 '해프닝'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100% 자회사 교보라이프의 유상증자는 당연히 모회사와의 사전 교감을 거쳐 진행된다"면서도 "2월 유상증자 발표 당시에는 납입일 등 일정이 너무 촉박하게 수립돼 내용을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추진을 잠시 멈췄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적 검토 과정을 거쳐 금액을 조정하고 계획을 최종 확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라이프는 지난해 12월 김영석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실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교보라이프 최초의 외부 출신 대표이사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교보생명이 어떤 방식으로든 김 대표 체제의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교보라이프는 △높은 단계의 제휴 강화 △상품의 전면적 혁신 하이브리드 채널 구현 △인슈어테크 솔루션 사업 강화 등 4대 중점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다소 잡음이 있기는 했으나 김 대표로서는 임기 초반부터 모회사의 신뢰를 등에 업고 경영의 첫 발을 떼는 셈이 됐다.
◇11년 적자에도 여전한 시장 선점의지
지난 2월의 유상증자 계획 철회 직후 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교보라이프의 소통에 대한 의구심을 넘어 모회사의 자회사 지원 의지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간 교보라이프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밑 빠진 독'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교보라이프는 2013년 설립 첫 해 50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설립 초기의 안정화 기간을 지나면 실적이 곧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이후 2023년까지 연간으로 순이익 없이 순손실만을 쌓았다. 11년에 걸친 누적 적자는 1763억원이다.
이 기간 교보생명은 최초 설립 자본금 238억원의 출자 이후로도 6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2440억원을 교보라이프에 수혈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인터넷 보험사 전략을 포기하고 교보라이프를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설이 퍼지기도 했다.
이날 유상증자 계획 발표를 통해 이러한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에 대한 지원 의지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1250억원의 지원 금액은 2020년의 1000억원을 넘어선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다.
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의 증가와 디지털 확산 등 추세를 고려할 때 비대면 개인계약에 특화된 인터넷 보험사는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을 뿐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며 "교보생명도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투자의 관점에서 교보라이프 지원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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