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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지분구조 트래킹]한국앤컴퍼니 '백기사' 확보 경쟁, 회장 우군에 선 효성그룹④지분율 우위·사내이사 경험, 형제 경영인의 다른 강점…효성, 12년만에 지분 확보

김동현 기자공개 2024-03-15 09:52:48

[편집자주]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단골 키워드는 지분율이다. 그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기업의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오너 경영인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분 경쟁은 회사 의사결정의 종착지인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치며 수적 우위 싸움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더벨이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된 주요 회사의 오너가 지분구조를 되짚으며 지배구조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과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방계로 묶이지만 양사 오너나 계열사 간 지분 참여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이 ㈜효성의 지분(0.01%)을 오랜 기간 들고 있었지만 1999년부터 지금까지 지분율에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지분율 경쟁에 나서자 조현범 회장의 사촌기업인 효성그룹이 '백기사'로 나섰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사모펀드를 끼고 공개매수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에 불을 지피자 효성첨단소재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매입해 우군에 섰다.

효성그룹 계열사가 2011년 한국타이어(현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정리한 지 12년 만의 일이다. 반복되는 형제 경영권 분쟁 속에 수면 아래에 있던 방계기업 효성그룹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오너 지배력 높인 지주사 전환

지난해 말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형제 경영권 분쟁이 재차 점화하기 전까지 한국앤컴퍼니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72.45%로 상당히 높았다.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의 지분율이 42.03%였고 2대 주주인 조현식 고문의 지분율은 18.93%였다.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씨도 10.61%의 두자릿수대 지분을 보유했다.

오너가의 높은 지분구조가 완성된 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시절인 2013년이다. 직전해 한국타이어가 한국타이어월드(존속)와 한국타이어(신설)로 인적분할했고 한국타이어월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한국타이어 주주가 한국타이어월드 발행주식을 현물출자 받는 방식이다.


오너가도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당시 최대주주이던 조양래 명예회장의 한국타이어월드 지분율은 15.99%에서 23.59%로 높아졌고,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의 지분율은 각각 19.31%와 19.32%로 대등해졌다. 이전까지는 조 회장 7.10%, 조 고문 5.79%였다. 유상증자 이후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6.22%에서 74.18%로 2배 이상 뛰었다.

이후 2020년 조 명예회장이 자신의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넘기며 장남 조현식 고문(19.32%)과 차남 조 회장(42.90%) 사이 분쟁에 불이 붙었다. 조 고문이 2022년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조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오너가의 지분율이 30%에 육박해 분쟁의 단초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조 고문이 누이들(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 0.81%·조희원씨 10.61%)과 손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이다.

이사회 참여만 놓고 봤을 때는 조 고문의 재직 기간이 조 회장보다 길다. 2002년까지 오너가 중 한국앤컴퍼니 등기임원에 참여한 인물은 조양래 명예회장 한 명뿐이었다. 이듬해 조 고문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며 다른 전문경영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2년부터는 대표이사를 맡아 부친과 함께 나란히 회사를 이끌었다.

다만 2019년 조 명예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물러난 자리를 조현범 당시 사장이 채우며 형제간 경쟁이 시작됐다. 최종적으로 다음해 조 사장이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이어받고 2022년 그룹 대표이사 회장자리에 앉으며 그룹 경영권은 조현범 회장에게 넘어갔다. 2022년 조 고문이 떠난 뒤 사내이사진은 조 회장과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이 채우고 있으며 박종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지원총괄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75% 넘어선 특별관계자 지분

사실 지난해 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때까지 방계기업인 효성그룹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과거 효성그룹이 2008년 ㈜효성과 효성캐피탈, 스타리스(금융계열, 2009년 효성캐피탈에 피흡수)를 통해 한국타이어 지분 약 1%를 매입했지만, 3년 만인 2011년 차익을 남기고 처분한 뒤로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가진 적이 없다.

이 가운데 작년 말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 사이 지분율 확보 경쟁이 일어나자 효성그룹은 효성첨단소재를 통해 12년 만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확보했다. 확보한 지분 자체는 0.78%로 크진 않지만 조양래 명예회장이 3년 만에 다시 한번 지분(4.41%)을 매수하는 등 조현범 회장 측도 지분 확보에 맞불을 놓던 상황이다.

조 고문의 지분 공개매수가 없던 일이 되며 분쟁이 일단락됐지만 이번 지분 경쟁으로 최대주주를 포함한 특별관계자(임원 제외) 지분율은 75%를 넘어섰다. 조현범 회장 측 특별관계자(조양래 명예회장·효성첨단소재 등)로 묶이는 지분율은 총 47.25%이며 조 고문 측 특별관계자(조희경 이사·조희원씨 등) 지분은 30.38%로 추산된다.

이 중 양측이 모두 특별관계자로 분류한 신양관광개발의 한국앤컴퍼니 보유지분(0.02%)을 제외해도 전체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75%를 거뜬히 넘는다. 신양관광개발의 경우 조 명예회장의 자녀 4명(조현식·조현범·조희경·조희원)이 지분을 나눠 가진 부동산 임대, 시설관리 업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44.12%)인 조현식 고문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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