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개발 방식이 있다. 그 중에서도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유독 낯선 이름이다. 2009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고 나서야 본격화됐다. 사업추진자는 부지 중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해야 한다. 나머지 30%에 비상업시설(아파트)을 지을 수 있는 조건으로 말이다.기부채납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성을 좇기보다 공공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모든 민간공원특례사업장들이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공공성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해 잡음이 불거지는 경우가 부기지수다. 최근 두 건설사가 지방광역시 소재 민간공원특례사업장의 시공권을 놓고 갈등 양상을 빚는 게 대표적인 사례일 수 있다.
해당 사업의 초기 시공사로는 A건설사가 이름을 올렸다. A건설사는 컨소시엄을 꾸려 2018년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의 시행 주체가 필요했던 만큼 A건설사와 지역 업체들이 지분을 나눠가진 SPC를 설립하는 절차가 뒤따랐다.
문제는 분양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불거졌다. 사업장 소재지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A건설사는 달라진 환경에 의거해 3.3㎡당 1600만원대의 선분양을 주장했다. 반면 다른 사업 참여자들은 3.3㎡당 1900만원대의 후분양을 고수했다. 시행 이익이 줄어든다는 게 선분양을 반대한 이유로 거론된다.
분양 방식에서의 갈등은 시공사 교체로 이어졌다. A건설사가 SPC 지분을 30%만 보유했다 보니 나머지 주주들의 단합으로 시공권이 B건설사에게 넘어갔다. 시공권이 넘어간 이후 4개월만에 분양 방식이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전환됐다. 이어 B건설사는 A건설사분을 제외한 SPC 지분 70%에 대한 근질권을 설정한다.
갈등이 정점을 찍은 건 PF 승인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브릿지론은 본PF 전환과 맞물려 상환된다. 하지만 9950억원 규모의 본PF가 실행됐지만 브릿지론 잔액 2950억원 중 100억원만 미상환됐다. B건설사는 미상환 잔액을 근거 삼아 곧바로 근질권을 실행한다. B건설사가 SPC 최대주주에 오른 순간이자 고의 EOD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시점이다.
현재도 이 민간공원특례사업장은 시끄럽다. 소송전은 물론 후분양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계산에 다시 선분양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사업 주체들이 과도하게 시행이익을 좇아 사업이 지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의 본 취지대로 수익성이 아닌 공공성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동인기연, 필리핀 바타안경제특구청과 협력 강화
- [i-point]태성, 임대공장 계약 "복합동박 장비 초도물량 대응"
- [상호관세 후폭풍]중국·베트남 생산비중 높은 HS효성, '고관세' 영향 불가피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Red & Blue]무상감자에 관세 전쟁까지...'신저가' 찍은 KG모빌리티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유니드, 고ROE와 상반된 PBR…중국공장 신설효과 기대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이사회 '오너 3세' 주축…'역할 분배' 뚜렷
- NH증권 점프업리그, 해외로 확장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KB국민은행, 가판대 대폭 조정…한·중 펀드에 힘
전기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R Briefing]쎄크 "고성장 신규 시장 타깃, 100년 생존기업 목표"
- 쎄크 창업주의 최종 목표
- 세라젬, 하이엔드 안마가전 '파우제 M10' 출시
- [Company Watch]KAI 체제 예고한 제노코, 최대주주 변경 절차 '아직'
- [i-point]SAMG엔터, 현대차와 대규모 유스 마케팅 '맞손'
- [코스닥 신사업 '옥석가리기']서부T&D, 오너가3세 주축 시설관리 법인 출범
- [2025 서울모빌리티쇼]'UAM 낙점' 삼보모터스, 종합 모빌리티 그룹 목표
- [Red & Blue]'대웅체제 본격화' 시지메드텍, 주가 '꿈틀'
- [코스닥 주총 돋보기]'재선임' 우혁주 온타이드 대표, 적자 탈출 관건
- [코스닥 CB 만기도래]아이씨에이치, 첫 청구기간에 풋옵션 100%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