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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는 지금]"3년 뒤 3배 팔겠다", 성장 로드맵 'KD' 주목③해외 진출+현금 부담 저감…현지 업체와 협력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8 07:38:17

[편집자주]

아직은 KG모빌리티보다 쌍용차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KG그룹 품에 안긴 KG모빌리티는 오랜 부진을 벗어나 SUV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적자투성이였던 실적을 개선했고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차 시장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 정상화의 궤도에 올랐으나 여전히 위험 요인이 만만찮다. 본진인 내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전기차 분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국내 대표적 자동차기업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KG모빌리티의 현황과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기업 성장에 가장 필요한 건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다. 쌍용자동차가 상하이자동차, 마힌드라그룹 등 외국 기업 아래 있던 시절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 연간 판매량은 대체로 10만대 중후반대 판매에 머물렀다. 10만대보다 적게 판 때도 종종 있었다.

KG그룹에 안겨 새출발한 쌍용차, KG모빌리티는 더 이상 10만대 판매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2026년 32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판매량이 11만9000여대였으니 3년 만에 약 3배를 더 팔겠다는 소리다.

이미 레드오션에 접어든 지 오래인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것만으로는 어렵다. KG모빌리티는 목표 판매량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기로 했다. 특히 비용 부담이 덜한 현지조립생산(KD)에 무게를 실었다. 해외 생산시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이다.

◇KD, 빠듯한 현금 돌파구…사우디·베트남 진출 가시화

KD사업은 자동차를 부품 또는 반조립 형태로 수출한 뒤 현지 업체를 통해 조립하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KG모빌리티의 로드맵에 따르면 KD 비중은 장차 국내 판매, 직접 수출 못지않은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6년 국내 판매 12만대, 수출 10만대에 더해 KD 판매 10만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판매량과 비교하면 KD에 관한 목표가 가장 과감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판매량 중 KD는 180대에 그쳤다. 나머지는 내수 6만3345대, 수출 5만2574대로 나뉜다. 바꿔 말해 KD 판매량이 목표대로 늘어날 경우 향후 KG모빌리티의 전체 판매량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KG모빌리티가 KD에 주목한 것은 자동차 수출에 따른 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안 중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처럼 재정이 탄탄한 완성차기업의 경우 해외 자동차 공장을 직접 지어 관세를 물지 않고 수익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제한되는 KG모빌리티 입장에서는 공장 건설 비용을 해외 업체에게 전가할 수 있는 KD 방식이 더 매력적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KG모빌리티가 보유한 현금은 1816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에 그친다. 연간 영업손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최소 수천억원이 필요한 해외 공장 건립을 추진하기는 아직 어렵다. 또 전동화 전환에 따른 신차 개발 등에도 자금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KG모빌리티 등 외부 자동차기업의 KD사업 진출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업체와 협력을 통해 공장 설립과 기술이전이 이뤄지는 만큼 제조업 성장, 기술 발전 등의 이점을 얻을 수 있어서다.

KG모빌리티와 사우디아라비아 SNAM이 협력하는 현지 KD사업 공장 디자인. (출처=걸프건설사)

실제로 KG모빌리티가 KD사업을 위해 선택한 지역들을 보면 잠재 시장이 충분히 크면서도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KG모빌리티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SNAM, 베트남 푸타그룹 등 현지 업체들과 손잡고 KD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멕시코 등 중남미 진출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NAM은 2022년 초 공장 건설에 들어갔고 올해 중순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7년간 올 뉴 렉스턴 등 KG모빌리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16만9000대를 만들 예정이다. 푸타그룹도 올해부터 연간 1만5000대 규모로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에 계약된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이외에 토레스 EVX 등 전기차의 현지 진출에 대해서도 KG모빌리티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생산도 확대, 평택 공장 이전 과제

KG모빌리티가 2026년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KD사업 육성 이외에 국내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평택 공장에서 12만7000여대를 생산했다. 국내 판매와 수출 목표인 22만대를 채우려면 약 10만대를 더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평택 공장은 이론상 연간 24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1979년 설립돼 공장이 노후화한 만큼 실제로 24만대를 만들 정도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내연기관차 생산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점차 비중이 커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평택 공장에서 함께 생산하면 갈수록 생산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KG모빌리티가 평택 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이유다. 기존 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평택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신공장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신공장 부지 확보, 공장 건설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실제로 신공장 건립이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부지 확보에만 1조원 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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