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재무분석]현대차, 현대위아 산동법인 손상차손 처리작년 650억 순손실…완전 매각은 어려울 수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4-03-19 11:24:13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HE CFO가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전략은 '작전상 후퇴'다. 올들어 충칭 공장을 30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창저우 공장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관계 악화, 미중 무역분쟁이 맞물려 중국 내 판매량이 감소를 거듭하자 주요 생산기지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문제는 '부품 공장'이다. 현대차의 중국 공장을 바라보고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뒤따라온 계열회사 부품 공장들은 갈 곳을 잃었다. 특히 감마·누우 엔진을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해 온 현대위아 산동법인에선 1000억원 안팎의 손상차손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작년 650억 순손실…결국 손상차손 인식 시작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작년 산동현대위아기차발동기유한공사(이하 산동법인)에 대해 105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손상차손이란 회사가 보유 중인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회계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산동법인은 지난 2006년 현대위아가 중국의 일조항그룹과 함께 설립한 곳이다. 이 당시 현대차도 산동법인에 지분(22%) 투자를 단행했었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독자 경영을 허용한 이후엔 현대차가 지분을 22%에서 31.4%로 늘린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부터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중국 현지에서 74만6000대를 팔았지만 이듬해 65만123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이후 한중관계 악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가 계속돼 작년 판매량은 24만5153대에 그쳤다.
산동법인 역시 타격을 입었다. 산동법인은 감마·누우 엔진을 생산해 현대차 중국 공장 등으로 납품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2019년까지는 순이익을 냈지만 2020년 이후 -413억원, -42억원(2021년), -721억원(2022년), -650억원(2023년)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내 판매량 감소에 따른 산동법인의 실적 악화가 현대차에 손상차손을 안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손상차손 인식 이후 작년 말 현대차의 연결 재무제표상 산동법인의 장부가액은 910억원이다. 재작년 말 2175억원에 비해 57% 정도 깎인 상황이다.
◇'탈출' 고민 커진다…완전 매각은 어려울 수도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확실히 발을 빼고 있다. 충칭 공장은 올 초 매각했고 창저우 공장은 매각을 추진 중이다. 남은 중국 내 생산 기지는 베이징 2·3공장이다. 현대차는 두 공장을 중심으로 중국 내 완성차 판매 전략을 재정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가 마땅한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산동법인의 실적 역시 지속 악화할 전망이다. 현대차 재무제표에 손상차손이 지속 반영될 수도 있단 얘기다. 일단 올해 현대차는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작년 판매량보다 낮은 23만6000대로 설정해 뒀다.
업계는 산동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동법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80만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에 더해 기아의 올해 중국 판매 목표치(11만7000대)까지 더해도 산동법인 생산량을 다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사업 축소 여파에 따라 충칭 공장 매각을 발표한 상태다. 차량용 강판을 공급하던 현대제철도 현지 법인과 공장 정리에 나선 바 있고, 현대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했던 HL만도는 지난해 충칭 법인을 매각했다.
최대주주(43%)인 현대위아도 '탈출' 고민이 커진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산동법인은 현대위아의 중국 내 유일한 엔진 생산기지인 만큼 완전 매각은 어려울 수도 있다. 현대위아의 남은 중국 법인인 강소법인은 CVJ·공작기계·주물 제품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동법인은 중국 외에도 인도, 브라질 등으로도 엔진 수출이 일부 가능하다"며 "하지만 본래 설립 목적이었던 중국 시장에서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축소된 상황에서 법인 규모를 지금처럼 유지할 필요성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배터리 고민' SK, 신용위험 완화 기대요인 '반도체'
- 넷마블, 하이브 지분 2.6% 'PRS'로 미래에셋에 처분
- 인텔리안테크, 산업부 '소부장 으뜸기업' 선정
- [Korean Paper]'7.4조' 조달계획 도로공사, 공모 달러채로 '신호탄'
- [Korean Paper]파운드화 조달 나선 수출입은행, SSA 발행 '포석'
- [Red & Blue]'수소사업 확장' 한선엔지니어링, 부산공장 증설 검토
- 폴라리스오피스, 애플 '맥OS'에 AI 오피스 탑재
- [유증&디테일]상장 반년새 증자나선 퀄리타스, 인력확보 '집중'
- [정육각은 지금]대기업 삼킨 스타트업, '승자의 저주' 극복할까
- 이강수 대표, 지구 끝까지 발로 뛰는 심사역의 정석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ed & Blue]은둔의 풍산, 이제는 스포트라이트 중심으로
- [뉴 포스코 승부수]10년 전 배운 그대로, 새 실세도 뜬다
- [Earning & Consensus]호실적에도…KAI, 허리띠 졸라매야 하는 이유
- [Earning & Consensus]금호타이어 최대 실적 이끈 '고인치 타이어'
- [뉴 포스코 승부수]'넘어야 할 산'…장인화식 구조조정은 어떻게
- [뉴 포스코 승부수]이차전지 '적기 투자' 예고한 철강맨의 속뜻
- [뉴 포스코 승부수]취임 한달 차에 돌아본 '코스트 이노베이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Earning & Consensus]컨센서스 웃돈 한화오션, 연간 '흑전'도 이룰까
- [On the move]인재 찾는 한화모멘텀, '독자 경영' 채비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