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NH증권 IB헤드, '이성-신재욱' 투트랙 유력변화보다 안정 택할 가능성…'연쇄 승진'으로 인한 미세조정 '무게'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01 14:19:2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의 차기 IB헤드로 누가 선임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윤병운 NH증권 새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정영채 사장 체제에서 중용된 인물인 만큼 큰 변화 보단 '안정'에 방점을 맞춘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향후 IB1·IB2사업부 대표로 각각 이성 상무와 신재욱 상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두 각 사업부 내에서 선임 임원으로서 '키맨'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NH증권 IB조직은 한명의 IB총괄 임원을 두기 보단 IB1, IB2사업부 대표가 양립하는 '투트랙' 체제를 고수해왔다. 'IB1사업부'는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 '정통' 기업금융을 총괄하며, 'IB2사업부'는 부동산금융 등 대체투자 딜을 총괄한다. 두명의 사업부 대표 체제는 정통 IB와 대체투자 각각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정통 IB 비즈니스를 하는 IB1사업부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선임 커버리지 전문가 '이성' 물망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영채 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내정자의 선임 안건을 다룬다. 최종 가결되면 이에 따른 후속 인사 조치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윤 내정자는 IB1사업부 대표를 맡아왔다. 지난 2018년 정영채 체제가 시작된 시점부터 이끌기 시작했다. IB2사업부 대표였던 최승호 전 부사장의 퇴임으로 작년 말부터 윤 내정자가 겸임해왔다.
IB1사업부 수장으론 이성 상무(Industry1본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산하 5개 본부장들 중 최선임 임원인 데다가 커버리지 영역에선 베테랑 인사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IB업계 몇 안 남은 NH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 출신 임원으로도 평가된다. 윤 내정자와 함께 LG증권, 우리투자증권 시절을 거치며 3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만큼 인연도 각별하다. 윤 내정자는 지난 1993년 LG증권에 입사해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을 거치며 CEO 자리까지 올라간 케이스다.
내부 출신인 만큼 이 상무의 내부 신임도도 좋은 편이다. LG투자증권 출신으로, 우리투자증권, NH증권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한 하우스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다져왔다. 내부 임원진과 NH증권의 IB 황금기를 이끌었던 만큼 사내에서도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IB1사업부 대표직 선임에 따른 연쇄적인 승진 인사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 상무와 함께 NH증권의 커버리지 역량을 최상위로 끌어올렸던 김형진 상무(Industry2본부)가 Industry1본부 대표로 이동하고. 2인자 역할을 했던 부서장이 Industry2본부(상무보)를 책임지는 승진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조현광 상무보(Industry3본부)는 올해 첫 임원 승진한 만큼 유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파격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금융본부 수장인 이주현 상무는 어리지만 실력파 IB로 통한다. 5대 본부 중에서 가장 실적 기여도가 높은 인수금융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윤병운 내정자 입장에선 취임 후 실적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파격 인사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7년 부동산금융 외길, 신재욱 상무 가능성?
IB2사업부 수장으로는 신재욱 상무 선임에 무게가 쏠린다. 27년 가까이 부동산금융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다만 신 상무가 전담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돼 올해 영업 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변수다. PF 시장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충당금 적립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할 수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윤 내정자가 정통 IB 쪽만 전담해온 탓에 대체투자 업무쪽은 신재욱 상무에게 일임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올해 타 증권사들 상당수가 부동산PF 수장 교체를 단행한 만큼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IB2사업부 수장 자리는 연초부터 사실상 공석이나 다름 없었다. 윤 내정자가 겸임하긴 했지만 최승호 전 IB2사업부 전 대표(부사장)가 물러난 뒤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PF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 차기 CEO의 사업 방향성에 맞춰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다.
IB2사업부는 정영채 NH증권 사장이 지난 2018년 부동산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꾸린 조직이다. 5~6년전부터 국내외 대체상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조직 위상도 높아졌다. 기존 기업금융 업무 외에 신수익원 발굴에 대한 의중이 담겨있던 조직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작년 조직개편을 통해 IB2사업부를 일부 손질해둔 바 있다. 산하 실물자산투자본부 내에 '부동산PE부'(프라이빗에쿼티)를 신설해 박창섭 상무를 선임했으며 기존 프로젝트금융부도 인프라투자본부로 바꿔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인프라투자본부장 헤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의 윤혜영 상무를 영입해 배치했다. 지난 2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 CEO들에게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것과 일맥상통하게 조직의 중요도를 높게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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