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대보마그네틱, 경영권 매각 이슈 '묵묵부답'②1년새 시총 4500억 증발…실적개선,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제
서하나 기자공개 2024-04-02 07:59:51
[편집자주]
'인터배터리 2024' 현장에는 12만명의 참석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배터리의 높아진 위상은 2차전지 기업의 반등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2차전지 전환 국면에서 K-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주요 코스닥 제조사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보마그네틱 주가는 침울하다. 지난해 경영권 매각 이슈가 공론화된 이후 실적부진까지 더해진 탓에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주가 반등은 결국 승계 향방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인 이준각 대보마그네틱 대표이사(회장)의 경영권 향방이 정해지는게 급선무로 보인다. 전자석탈철기(EMF)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2차전지 소재 임가공 사업으로 옮기는 일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매각 소식 이후 주가 내리막세
대보마그네틱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전일보다 약 1.77% 하락한 3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월 최대 8만860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절반 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6962억원까지 치솟았던 시총도 2404억원대로 내렸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4500억원 넘는 시총이 증발했다.
지난해 4월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1월 대보마그네틱의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점을 찍었다. 당시 주가는 2만54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당시 경영권 매각 대상은 창업주 이 회장(지분 약 22.26%)과 이 회장의 아내인 이연재(16.70%)씨, 딸 이환희 대보마그네틱 이사(6.37%)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약 46% 지분이었다.
인수전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산업은행,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한솔제지 등 4곳이 숏리스트로 선정되며 탄력이 붙는 듯했으나 우협 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업계에선 원매자 간 가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끝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파악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오너2세 이상익 전 대보마그네틱 대표이사(이하 이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는 인하대 신소재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졸업과 함께 대보마그네틱에 입사했다. 이후 2020년 10월 22일 이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올랐고 고순도 하이니켈 양극재용 수산화리튬 개발을 담당하며 성장에 기여했다. 또 2018년 11월 상장을 주도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경영권 매각 이슈가 불거지기 직전 돌연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또 시간외매매로 87만주(주당 6만4530원), 장내매도로 8763주(주당 7만2154원) 등 보유 지분을 처분해 567억원을 현금화했다. 경영권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해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대보마그네틱은 1분기 적자전환하면서 주가 하락 국면을 이어갔다.
◇경영권 안정·실적개선·포트폴리오 다변화, 투심 열쇠
주가 반등은 결국 경영권과 실적이 모두 안정권에 진입한 뒤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48년생으로 고령인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승계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던 이 전 대표의 사임으로 경영권 향방이 모호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이 이사는 1986년생으로 호주에서 이학사(Bachelor of Science) 학위를 받고 가천의과학대학교 의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전 대표의 사임과 함께 뒤늦게 이사회에 신규 진입하면서 외부의 시선을 끈 인물이다.
실적개선도 대보마그네틱 앞에 놓인 과제다. 대보마그네틱은 2022년 약 1086억원에 이르렀던 매출이 지난해 400억대로 쪼그라들었고 이 기간 영업이익은 약 266억원에서 약 7억원으로 급감했다. 220억원규모였던 당기순이익도 약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2022년 국내 메이저 2차전지 제조사를 중심으로 설비 증설 바람이 불었는데 이후 기저효과로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당시에 삼성SDI, LG화학 등으로부터 습식 EMF 장비 수주가 급증했는데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습식 EMF 장비의 경우 건식 EMF 장비보다 단가가 높다.
대보마그네틱은 2차전지 소재 임가공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경쟁력을 보유한 EMF 기술을 적용해 고순도 리튬을 생산하는 신사업은 이 전 대표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주도했다. 2021년 1.1%에 불과했던 신사업 매출 비중이 지난해 13.3%까지 커졌고 매출 규모도 10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대보마그네틱 측에 경영권 이슈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대보마그네틱은 지난해 11월 정정공시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위탁하거나 직접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3000억원에 이르던 오너일가 지분 가치가 현재는 1000억원 미만대로 떨어진 상태로 당분간 매각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대보마그네틱 증시를 보면 KB증권(5만주), 한국투자증권(4만주) 등을 제외하고 메이저 물량을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없어 단기간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또 하나의 관건은 실적과 경영권 안정화인데 두 가지 이슈 모두 단기간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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