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리빌딩 리포트]'연이은 잡음' 스피어파워, 신사업 '감감 무소식'거래정지·가처분 소송 등 혼란 가중, 특수합금 사업 지지부진
양귀남 기자공개 2024-04-01 08:47:25
[편집자주]
생존의 시험대에 놓인 코스닥 기업이 혹한기를 뚫고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모처럼 새 주주를 확보하고 이종업종간 신사업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외부조달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가 하면 유력 인물을 영입해 주목도를 높이는 방식도 감지된다.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리빌딩 전략을 택한 셈이다. 더벨이 쇄신에 나선 코스닥 기업의 행보를 면밀히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피어파워가 체질개선을 예고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신사업 추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명 변경,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철강 및 특수합금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움직임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그 사이 스피어파워는 다양한 소송에 연루되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문구까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2억원, -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피어파워는 현재 생활건강 사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7월 사명을 프로스테믹스에서 스피어파워로 변경했다. 당시 경영권 변경과 대규모 자금 조달을 예고하며, 스피어파워로의 새 출발을 선언했다.
하지만 경영권 변경과 자금 조달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 유상증자 납입을 통해 스피어파워의 최대주주에 오르려고 했던 전략적투자자(SI)가 연이어 납입을 연기했다. 결국 유상증자는 10여 차례 정정공시를 거듭한 끝에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을 띠고 있던 스피어코리아, 스피어파워조합, 에스제이케이홀딩스가 납입했다.
스피어파워의 최대주주에는 벳서플라이 제1호 투자조합이 올랐다. 벳서플라이 제1호 투자조합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리더스코스메틱의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 신주,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취득해 스피어파워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총 지분율은 8.46%다.
사명 변경, 대표이사 변경, 경영권 변경을 거치면서 스피어파워는 철강 및 특수합금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철강재 및 비철금속, 특수합금 및 복합소재의 제조, 판매, 유통업을 신규로 추가했다.
스피어파워는 최광수 씨를 대표로 선임하며 미국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시도했다. 최 대표는 이력 상 미국 스피어파워 CEO, ENERAGE AMERICA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스피어파워는 신사업 추진을 위한 명확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바이오사업과 생활건강사업에서만 매출이 발생했다. 신사업 추진과 관련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스피어파워에 묻자 스피어파워 관계자는 "미미하지만 철강 및 특수합금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했다"면서 "신사업 추진을 완전히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안정화되기는 커녕 지난해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채권자들이 지속적으로 소송을 걸었고, 지난달에는 관리종목지정우려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송사에 휘말렸다. 채권자들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신주 발행 금지를 요구하는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올해 초에는 채권자들이 콜옵션으로 취득한 전환사채(CB)를 공정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재매각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걸었다. 전환권 행사에 따른 주식 발행 및 상장금지 가처분 신청이었다.
해당 소송들은 전부 취하되긴 했지만, 지난달 스피어파워가 차익 실현이 가능한 알짜 CB를 우호 투자조합에 매각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콜옵션으로 취득한 CB를 지예온조합과 에스엠1호조합에 매각했다. 이들은 모두 스피어파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체질 개선이 지연되면서 회사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다만 외부 감사인은 스피어파워에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4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8억4300만원 초과하고 있으며, 유동부채로 분류된 차입금, 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 부채가 396억원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외부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임인규 스피어파워 이사회 의장은 "회사를 안정화시키면서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며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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