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빅오션이엔엠 점프업]신인수 대표 "IPO로 IP 투자, '믿고 보는' 제작사 될것"④사전제작·시즌제 시스템 구축 의지…"'픽사'처럼 흥행 보증 신뢰 브랜딩 계획"
구혜린 기자공개 2024-04-04 08:48:56
[편집자주]
드라마 '그해 우리는' 제작사로 이름을 알린 빅오션이엔엠(빅오션ENM)이 2024년을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빅오션이엔엠은 콘텐츠 전문법인 3사가 합병해 설립된 곳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이같은 설립 형태는 처음이다.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올해 최대 편수의 작품을 론칭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단 계획이다. 더벨은 빅오션이엔엠의 사업계획, 해외성과, 재무구조 등을 다각도로 살펴 상장에 돌입하기 전 어떻게 기초체력을 키울수 있을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이후 공모자금으로 IP(지식재산권)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작가 원작을 확보하고 사전제작 구조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모든 제작자들이 그렇지만, 시즌물로 만들어 가는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이런 작품을 만들고 글로벌에 유통하기 위해 미국, 동남아 등 지사를 만들어 현지 회사와 적극적 협력관계도 만들어갈 계획이다."신인수 빅오션이엔엠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은 포부를 드러냈다. 설립 만 4년차인 빅오션이엔엠은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와 시리즈물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과 같은 사전제작 작품을 만들며 IP 비즈니스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상장 이후엔 투자를 지속해 'CSI' 같은 글로벌 유통 시리즈물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뮤지컬·연극·가상인간 아이돌, 'OSMU 생태계' 확장
신 대표는 드라마 제작 업계에서 입지적인 인물로 통한다. 2007년 잘 다니던 통신사를 박차고 나와 프로듀서로 이직, 제작자의 꿈을 키우며 바닥부터 일을 배웠다. 그로부터 단 5년 만에 IOK미디어 대표에 올라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본격적인 드라마 제작을 시작했다. IOK미디어가 IOK그룹에 합병된 이후 2018년엔 '슈퍼문픽쳐스'를 설립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2020년 8월 음반 제작사 '더그루브컴퍼니' 총괄프로듀서 출신 황동섭 의장 및 이성진 영화 제작사 '곰픽쳐스' 대표와 의기투합해 빅오션이엔엠을 공동창업했다. 설립 배경과 관련해 그는 "IP를 가지고 영화 해보면 어떠냐는 등 자주 만나서 사업 얘기를 하던 사이"라며 "그러다 각자도생하는 것보단 같이 키우는 게 낫겠다란 결론을 내리고 빅오션이엔엠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빅오션이엔엠은 설립 첫 해부터 세 자릿수 매출을 기록해 업계 이슈가 됐다. 신 대표는 "IT 기업 같은 큰 엄브렐라 밑에서 합쳐진 회사는 화학적 시너지가 나기 어렵다"면서 "빅오션이엔엠은 자연스럽게 융화가 돼 있는 상태에서 합쳤으니 회사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농사지어 놓은 게 있었고 콘텐츠가 있는 상태에서 출발하니까 매출이나 프로젝트가 바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분야가 다른 이들이 함께 하는 것의 이점은 '보완 효과'다. 드라마사업부문이 빅오션이엔엠 전체에서 커버하는 매출 비중은 85%에 달하지만, 단점도 있다. 국내 방송사 편성이 지연되는 경우 제작비 배정이 다음해로 이연되면서 당해엔 보릿고개를 넘어야 한다. 또 지급받는 제작비 규모에 한계가 있다 보니 매출 규모가 비대한 데 비해 영업이익률은 5~10% 수준에 불과하단 단점도 있다. 이런 단점을 영화 및 음악 사업부문이 보완해준단 설명이다.
영화사업부문과 음악사업부문은 △공연 △가상인간 아이돌 등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 대표는 "꾸준히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변동성이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영화와 음악이 채워줘야 밖에서 볼 떄 성장하는 기업으로 보일 것"이라며 "뮤지컬, 연극 전문 제작사와 계약해 공연 등 부가사업을 기획 중이며 가상 인간 콘셉트의 아이돌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헐리우드에서 배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스템화'
드라마사업부 수장으로 그는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빅오션이엔엠은 '열혈사제 시즌2'를 도맡아 제작한다. '열혈사제'는 2019년 SBS를 통해 방영된 김남길 주연의 코믹 수사극으로 평균 시청률 18%를 기록한 대히트작이다. 시즌2 제작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방송사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시즌1의 경우 삼화네트웍스가 제작했는데 시즌2부터 빅오션이엠으로 배턴이 넘어왔다.
시즌2를 만들게 된 건 박재범 작가와 신인수 대표의 인연 때문이다. 신 대표가 IOK미디어 시절 제작한 드라마 '블러드'의 각본을 쓴 인물이 박재범 작가다. 신 대표는 "박 작가는 슈퍼문픽쳐스 설립 때 1호 계약을 해줬던 분"이라며 "방송국과 작가 간 자연스럽게 시즌2 얘기가 나왔는데, 슈퍼문픽쳐스 시절 맺은 계약을 5~6년 만에 '열혈사제2' 제작으로 이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열혈사제의 경우 빅오션이엔엠이 중도 탑승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빅오션이엔엠은 시즌제 드라마를 다수 늘려갈 계획이다. 빅오션이엔엠의 전 IP를 쥐고 있는 사전제작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도 시즌2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시즌제는 드라마제작사가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시즌2를 제작한다는 것은 인기가 보장된 작품이란 의미이기에 제작사가 수익배분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시스템화'하려면 시즌제 작품 제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헐리우드가 어떤 식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공부해보니, 작품을 패키지로 섞어서 판매하는 '클리너(세탁소) 시스템'과 CSI 시리즈와 같은 전세계 유통 시즌물을 공급하는 것이더라"먀 "1편을 저가에 팔고 성공하면 그 다음부턴 계속 살 수밖에 없기에 그림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화엔 '브랜드'도 포함된다. 신 대표는 "'그 제작사에서 만드는 작품이면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신뢰감을 가진 제작사는 아직 국내에 없다"며 "'픽사'처럼 ' 이 회사는 뭘하든 평타 이상은 한다'는 브랜드 신뢰를 시장에 만드는 것도 시스템의 한 요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빅오션이엔엠이 만드는 드라마를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인수 대표가 만들고 싶은 빅오션이엔엠의 브랜드는 '좋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다. 그는 "너무 편향돼 있는 작품은 선뜻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라며 "'너의 밤이 되어줄게' 처럼 우리가 직접 해외 유통하거나, '소용없어 거짓말' 처럼 최고 해외 매출작으로 기록되거나, '종이달' 처럼 칸 영화제에 가거나, '내일' 처럼 유튜브에서 역주행 하는 것처럼 어떤 면에서는 하나라도 꼭 혁신 포인트가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숏폼 드라마도 진출 가시화, 작가 양성소도 만든다
제작사가 일하는 모습은 '백조의 발'과 같다. 매년 5편의 드라마, 시리즈, 영화를 기획하잔 목표로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제작 작품명이 수면 위로 드러나 있지 않은 상태에선 이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 빅오션이엔엠은 올해 '열혈사제2'를 포함한 드라마 4편, 시리즈 1편, 영화 1편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 론칭 작품도 비슷한 규모로 기획 중이다.
신인수 대표는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제작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 플랫폼에 맞는 숏폼 드라마도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비용으로 만들어서 직접 유통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작사로 레퓨테이션이 쌓이면서 물량이 늘어가는 게 분명 있다"라며 "향후 레이블처럼 회사를 늘려 나가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신인 작가를 키우는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싶다는 소망도 품고 있다. 빅오션이엔엠은 입봉 작가의 작품을 드라마화하는 하우스로 유명하다. '종이달', '소용없어 거짓말', '그 해 우리는', '너의 밤이 되어줄게' 등이 모두 신인 입봉 작품이다. 신진 작가와 파트너가 돼 일을 많이 하기에 기획부터 작품이 숙성되는 데까지 오래 시간을 공들인다.
신 대표는 "프로듀서로서 가장 큰 보람은 신인작가를 입봉시키는 것"이라며 "재능이 있는데 기회를 잡지 못하는 작가들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인작가 아카데미를 만들어 보고 싶단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면서 "빅오션이엔엠이 재능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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