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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경영분석]페퍼저축, 충당금 적립에 순손실 1000억충당금 적립 1723억, NPL비율 13% 육박…페퍼그룹 자금 수혈 단행

김서영 기자공개 2024-04-04 12:45:0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이자비용이 급증한 것과 더불어 대출잔액이 크게 줄면서 영업이익이 뚝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대규모 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13%에 육박하며 크게 뛰었고, 타 경쟁사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연체율도 13%를 넘겼다. 모회사의 자금 수혈이 결정됐다.

◇지난해 순손실 1027억, 영업 축소·충당금 적립 '이중고'

2일 페퍼저축은행은 '2023년 경영 실적 결산'을 공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연간 107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9월 말까지 순손실 규모는 677억원이었는데 3개월 만에 순손실이 350억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저축은행사 합산 순손실은 5559억원으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이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면서 업계 전체 순손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47%로 나타났다.

(출처: 페퍼저축은행)

대규모 순손실의 원인으로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페퍼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작년 말 기준 연간 업무이익(충당금적립 전 이익)은 377억원으로 전년(1953억원)과 비교해 82.74%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작년 말 이자수익은 4964억원으로 전년(5270억원) 대비 5.8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2261억원으로 1455억원이었던 전년과 비교해 55.4% 뛰었다. 여기에 기타영업 부문에서 3078억원의 손실을 보며 업무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영업력 축소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비우호적인 업황에 따라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보이면서 대출잔액을 줄였다. 작년 말 대출잔액은 3조6009억원으로 전년(5조4025억원)보다 31.5% 급감했다. 기업대출은 1조8606억원, 가계대출은 1조7004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28.7%와 37.7% 감소했다.

두 번째로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며 수익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작년 말 업무이익은 377억원에 불과하지만, 충당금 적립액은 1723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손충당금은 1696억원으로 전년(1231억원)과 비교해 37.77% 급증했다.

대손충당금 증가는 NPL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2022년 말 2545억원이었던 NPL 규모는 작년 말 4630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실여신 역시 1944억원에서 2652억원으로 증가했다.

◇NPL비율·PF연체율 모두 '13%' 수준…모기업 유증 결정

페퍼저축은행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 관리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NPL비율은 작년 말 12.86%로 치솟았다. 1년 새 8.15%p 높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연체대출비율도 2022년 말 4.12%에서 작년 말 9.39%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부동산PF 대출채권 건전성도 악화됐다. 전년 말 페퍼저축은행의 PF 대출채권 규모는 2387억원이다. 상위 5개 대형사와 비교해 그 규모가 크진 않다. 그러나 연체액이 316억원을 기록하며 연체율이 13.24%까지 상승했다.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의 연체액은 879억원, 연체율은 12.38%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은 어려운 상황 속 유동성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작년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128.78억원으로 전년 말(112.17%)과 비교해 16.61%p 높아졌다. 다만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BIS비율은 2022년 말(11.14%)보다 하락했다. 작년 말 BIS비율은 11.03%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전체 저축은행업계 평균 BIS비율(14.35%)을 밑도는 수준이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모기업의 자금 수혈을 받았다. 호주계 페퍼그룹은 페퍼저축은행에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작년 5월 200억원의 유증을 실시한 이후 10개월 만에 추가 자금 지원이다. 페퍼그룹은 자본 확충을 통한 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유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자금 수혈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일지 관심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 기준금리 안정화 및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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