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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아이지넷, 인슈어테크 1호 상장 도전…핵심은 기술"김지태 대표 "보닥으로 정보 불균형 해소"…설계사 대신 AI가 진단·설계·추천

유정화 기자공개 2024-04-09 07:58:04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은 200년 이상 지속돼 온 산업입니다. 하지만 보험사와 가입자간 정보 비대칭과 같은 어려움이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이지넷은 보험산업의 근원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데이터에 근거한 객관적 진단 지표를 마련해 보험사와 고객 모두가 가장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자합니다."

김지태 아이지넷 대표(사진)은 서울 송파 아이지넷 본사에서 지난 1일 진행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이지넷은 인공지능(AI) 보험 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하는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이다.

1989년생인 김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험대리점(GA)을 운영하고 있던 아버지 김창균 회장과 함께 2014년 아이지넷을 설립했다.

설립 11년차 아이지넷은 최근 코스닥 시장 입성 도전을 공식화했다. 성공하면 국내 1호 인슈어테크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이를 앞두고 실시한 사업모델평가에선 A·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에 이 평가가 필수는 아니지만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과 사업성, 성장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검증한 셈이다.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 보험 엔진

지난해 말 아이지넷의 거둬들인 매출액은 130억원이다. 아이지넷에 따르면 매년 10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누적 중개액 5000억원을 이뤄낸 B2C 플랫폼인 보닥의 역할이 컸다. 보닥은 AI를 기반으로 보험조회·진단·추천·보험금 청구를 가능하게 한다. 또 지난 2021년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아 일찍이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해 온 만큼 맞춤형 분석, 진단, 추천도 가능하다.

김지태 사장은 "보닥을 기반으로 매출의 90%는 B2C 보험 세일즈에서 발생한다"며 "보험을 진단하고 추천하고 설계하는 기술을 구축했고, 비즈니스 모델로서 보닥이란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0%는 다수의 보험사와 증권사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고 받은 수익이다.

김 대표는 보험사, 법인보험대리점(GA)이 벌어들이는 수익 구조를 플랫폼을 기반으로 뒤바꾸고 있다. 가령 GA 소속 보험설계사가 한 건의 장기인보험을 판매하면 1년간 초회보험료(처음 납입하는 보험료)의 1200% 이하 금액을 GA가 보험사로부터 수령한다. GA는 이중 상당 부분을 설계사에 지급한다. 보험사나 GA가 받는 마진은 크지 않다.

여기서 김 대표가 집중한 건 플랫폼이다. 플랫폼 내 AI 엔진이 설계사의 역할을 대신해 보험을 진단, 설계, 추천해준다. 이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비용을 절감하다 보니 보닥플래너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도 남는 마진이 큰 편이다. 보닥플래너는 아이지넷 자회사 더파트너스에 소속된 설계사로, 보험 상담을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 대표는 "아이지넷의 핵심 경쟁력은 보닥에 활용되는 진단, 추천, 설계하는 기술들이다"며 "데이터 보험 상품에 대한 약관, 사업방법서, 상품요약서 이런 데이터를 DB화해 데이터 창고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마이데이터로 고객과 연결돼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젊은층이 찾는 '보닥', 성장 전략은

아이지넷은 1세대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4년을 인슈어테크 태동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핀테크의 다양화와 함께 대두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보다 늦게 시작되었지만 스마트폰 보급과 IT인프라가 갖춰진 국내 시장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며 빠르게 기업이 불어났고, 현재는 많은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기에 들어섰다.

김 대표는 "현재 보닥을 이용하는 고객 중 연령대별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30대"라고 말했다. 보험 가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젊은 층 비중이 높다는 건 상당히 큰 강점이다.

특히 젊은 고객층은 보험사들이 사활을 거는 타깃군이다. 포화된 시장, 고령화, 저출산에 젊은 소비자들의 보험 수요가 향후 보험사들의 생존을 결정지을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보장을 최소화한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을 잇따라 출시한 이유도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아이지넷과 기존 보험사, GA와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김지태 대표는 "플랫폼이 고객을 유치하는 것과 설계사가 고객을 만들어내는 것이 본질적인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지넷은 보닥 플랫폼을 통해 매월 1만 이상의 신규 고객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지넷은 유입된 고객에서 획득된 건강 정보를 기반으로 신규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보험의 범주를 넓혀 건강, 상조 등 일상과 일생 전반의 디지털 케어 플랫폼으로의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보험 계약에 관심이 높은 이들의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고객의 니즈가 높으 구매 전환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진출 원년…베트남 시장이 첫 타깃

아이지넷은 왜 IPO를 하려는 걸까. 답은 해외에 있다. 김 대표는 "자금을 조달해 베트남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베트남 시장은 하이퍼 로컬 시장이기 때문에 '보닥' 모델을 베트남 시장에 접목해 시장 확대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베트남 기업 메디치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아이지넷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을 베트남 시장에 접목해 보험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메디치는 베트남 10대 보험사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어 향후 아이지넷과의 현지 시장 공략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고 있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국가 중 시장개방에 가장 적극적이며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국가다. 약 1억명 인구 중 생산인구가 70%로 보험시장 또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2015년에서 2021년까지 연평균 생명보험 26.8%, 손해보험 10.8% 성장했다.

김 대표는 "보험사들이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진출하는 방식과 달리 우리는 현지 인슈어테크와 협력하는 식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현지 인슈어테크 기업인 메디치와 협력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가장 현지화된 디지털 기반 보험,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아이지넷은 올해를 해외 시장 진출을 원년으로 삼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권역 인슈어테크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보닥을 통한 보상상담, 건강정보 제공 등 보험을 넘어 일상과 헬스케어 분야 전반으로 사업확장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아이지넷은 시리즈C 라운드까지 진행해, 누적 투자금액은 220억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자로는 미래에셋벤처, 우리기술투자, SBI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하나증권, 우리은행, 하우인베스트먼트, 더벤처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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