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new)농심 전략 점검]안정화된 '2세 경영', 점진적 세대교체 키워드 '신사업'③신동원 회장-신상열 상무 '장자 승계' 원칙 유지, 넉넉한 곳간 바탕 M&A 추진 예고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09 08:25:22
[편집자주]
신동원 회장의 '뉴(new)농심'이 올해로 4년 차를 맞는다. 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물결을 일으켰고 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더벨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뉴 농심의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신동원 회장 중심의 구도가 형성된 영향에 특별한 경영권 분쟁 없이 사업 확장에 주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맡고 있다. 오너 2세 중심으로 '농심·율촌화학·메가마트' 경영 체계가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창업주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별세 후 상속을 분기점으로 오너 3세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주주 명부에 등장한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상무는 부친을 보좌하면서 뉴(new) 농심의 미래 전략을 짜는 역할을 맡고 있다. 넉넉한 현금 곳간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원 회장 중심 지배구조 구축, 창업주 상속 분기점 신상열 상무 존재감
작년 말 기준 농심의 최대주주는 32.72%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인 농심홀딩스다. 농심홀딩스는 신동원 회장이 42.9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원 회장이 농심홀딩스를 통해 그룹의 주력사인 농심을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신춘호 명예 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씨앗을 만들지 않기 위해 오래전부터 장남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짰다. 주력사인 농심의 대표이사로 신동원 회장을 올리고 후계자 체계를 명확히 했다.
지분을 통해 후계자에 힘을 실어준 것은 2003년이다. 농심홀딩스는 출범 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신동원 회장이 참여하며 지분율을 당시 36.18%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현재 농심홀딩스 지분율이 40%를 넘어서는 등 견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농심은 2021년 3월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배 구조에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신 명예회장의 계열사 주식이 자녀와 손주들에게 골고루 상속이 된 가운데 농심 지분 대부분은 신동원 회장이 아닌 신상열 상무에게로 향했다. 상속된 농심 지분은 35만주였는데 이 중 20만주를 신상열 상무가 받았다.
이에 따라 2020년 말까지 보유 지분이 없었던 신 상무는 단숨에 3%대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올라섰다. 나머지 15만주는 신현주 부회장,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신승렬씨에게 각각 5만주씩 상속됐다.
작년 말 기준 신 상무의 지분율은 3.29%로 집계된다. 당시 주가로 계산하면 상속받은 20만주의 가치는 610억원 규모였다. 농심 지분을 가장 많이 상속받으면서 사실상 차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상무도 부친인 신동원 회장의 케이스처럼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승진 속도는 비교적 빠른 편이다.
1993년생인 신 상무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고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에 입사했다. 2020년 대리, 2021년 부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11월에 상무로 승진했다. 올해 초 신설된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미래전략실은 농심의 중장기 비전, 전략 성장 계획을 모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 신설 후 경영기획실 산하 성장전략팀과 N스타트팀을 미래사업실에 통합시켰다. 성장전략팀은 불발됐지만 과거 건강기능식품업체 천호앤케어 인수를 추진했던 조직이다. 기존의 역할 등을 미뤄봤을 때 신 상무는 M&A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FCF 전년 대비 4.5배 증가한 1901억, 건기식 중심 M&A 추진 계획
M&A를 위한 곳간도 넉넉한 편이다. 농심은 지난해 글로벌에서 호실적을 거둔 덕분에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금을 뺀 잉여현금흐름(FCF)은 19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계산된다. 416억원을 기록한 2022년보다 4.5배 뛰었다. 지난해 1901억원의 여윳돈을 쌓았다는 의미다.
순유입된 현금이 많아진 것은 호실적이 기반이 됐지만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이 안정화되면서 CAPEX 투자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 유무형 자산 취득금액을 합해 도출한 CAPEX 투자 흐름을 살펴보면 2019년 1542억원에서 2020년 1806억원, 2021년 1954억원으로 매년 규모가 커지다가 202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3년 CAPEX 투자로 1082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계산된다. 최근 3년간의 흐름을 봤을 때 대규모 투자 부담은 덜어낸 상태로 보인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늘리며 현금 지출이 있었지만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규모가 커진 영향에 순유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여윳돈이 늘며 M&A를 통해 신성장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는 신 상무의 전략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신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M&A, 스타트업 투자 및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M&A의 무게 추는 건강기능식품 분야 경쟁력을 확대하는데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M&A를 통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사업 영역에 대해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건강기능식품 분야 인수합병을 더 고려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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