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NH농협금융, 여전히 미흡한 '임추위·경영진' 분리②사외이사 후보군 선정 '경영지원부' 몫…이사회사무국 뒀지만 역할 제한적
최필우 기자공개 2024-04-09 12:57:55
[편집자주]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선임 관행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발표하면서다. 핵심은 사외이사 권한 강화와 투명성 제고다. 경영진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외이사도 객관적 절차에 의해 선임돼야 한다는 게 당국의 뜻이다. 젠더 다양성, 전문성 분포, 추천 절차, 후보군 관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개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제도 현황과 개선 노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이사회사무국의 역할을 확대했지만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는 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지원하는 업무는 경영지원부 인사전략팀 소관으로 남았다. 사외이사 선임은 물론 대표이사 회장 승계를 담당하는 임추위에 경영진의 영향력이 개입될 수 있는 구조다.이사회사무국 설치는 금융 당국의 당부사항이다. 사외이사 지원 조직을 명확히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라는 취지다. NH농협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는 이사회사무국이 이사회 업무 전반은 물론 사외이사 선임과 CEO 승계를 주도하도록 해 독립성을 담보하고 있다.
◇이사회사무국, 사외이사 독립성 뒷받침 기능 미흡
NH농협금융 2023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사회사무국의 역할을 확대했다. 2022년만 해도 조직도 상에서 이사회사무국은 보수위원회와 이사회운영위원회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2023년에는 이사회지원부서가 돼 이사회 업무 전반을 지원하게 됐다.
가장 핵심적인 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임추위 지원 업무는 여전히 경영지원부 몫으로 남았다. 지난해 경영지원부 인사전략팀이 임추위의 사외이사 선임 업무를 수행했다. 네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안을 임추위에 보고했다. 사실상 경영지원부 주도로 사외이사 후보군이 만들어진 셈이다.
경영지원부 인사전략팀은 인사 전문성을 갖춘 임직원으로 구성돼 사외이사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영지원부는 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조직이다.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을 원천 차단할 수 없는 구조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12월 금융권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발표하면서 사외이사 지원 조직인 이사회사무국 설치를 권고했다. 또 이사회사무국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산하로 편제해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뒷받침하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NH농협은행 이사회사무국은 이사회지원부서로 명명돼 표면적으로는 금융 당국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다만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에 가장 중요한 임추위 지원에서는 역할이 제한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사외이사 선임·CEO 승계' 담당
NH농협금융과 비교 선상에 오르는 금융지주 현황을 보면 대부분 이사회사무국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사회사무국이 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편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과 CEO 승계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KB금융은 NH농협금융과 반대로 지원부서를 배치했다. 이사회사무국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지원을 맡았고 HR부는 평가보상위원회 등을 지원한다.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회장 승계를 사외이사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로 본 것이다.
신한금융은 이사회사무국이 이사회 업무 전반 관장과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지원 업무에 집중하도록 했다. 하나금융도 이사회사무국을 통해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2년만 해도 전략기획실 소관이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지원 업무를 2023년 이사회사무국에 넘겼다. 이사회사무국은 이사회 전반에 대한 지원은 물론 대표이사로부터 독립돼 사외이사 선임과 승계 업무를 주관한다. 금융 당국의 요구를 가장 정확하게 이행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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