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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변신, 브라이언을 지워라]윤석 의장 체제 2년, 사측 견제 강화 미션②창사 이래 최초 사외의사 의장 체제…이사회 독립성 제고 목소리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23 07:47:25

[편집자주]

카카오가 인적쇄신을 단행하며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김범수 전 의장의 색깔 지우기다. 그간 카카오의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브라이언(김 의장 영문명)'이었다. 창업주 측근 중심으로 본사와 그룹사 경영진을 꾸려 '회전문 인사'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그 관례를 끊으려는 시도에 나선 상황이다. '비 브라이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다수 등용한 것이다. 그룹 위기 속 쇄신과 혁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새 얼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2007년부터 줄곧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대표이사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면서도 이사회는 꼭 참여했었다. 책임경영 일환이었다.

그러던 2022년 김 위원장은 카카오 이사회를 떠났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만 힘쓰기로 결정했다. 사내이사 한자리는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당시 얼라인먼트 센터장)가 메웠다. 대표이사는 남궁훈 전 대표(당시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맡았다. 카카오에서 손꼽히는 '브라이언 측근들'이다. 회전문 인사 비판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 후 카카오는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김 위원장 후임 의장이었던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자리를 내놨다. 새 의장을 맡은 인물은 윤석 사외이사다. 카카오 창립 이후 최초의 사외의사 의장이다.

윤 의장 체제는 올해 2년차를 맞았다. 그동안 성과는 어떨까. 카카오 안팎에서는 견제 의무 이행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그룹 차원의 경영·인적 쇄신에 이사회도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다.

◇재무·금융 전문가로 이사회 합류…의장까지 맡게 돼

윤석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금융·재무 분야 전문가다. 1962년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대학교(NYU)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수료했다. 공부를 마친 후 커리어 첫 발을 뗀 곳도 미국이다. 1988년 KPMG 뉴욕에 입사했다.

이후 크레딧스위스증권MD·리서치센터장, 삼성증권 전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윤앤코'라는 경영컨설팅 기업을 직접 운영하면서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그가 카카오 이사회에 처음 합류한 건 2020년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경제 전반 경험이 풍부한 윤 의장이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이사회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견제, 감시·감독 역할도 부여했다. 윤 의장은 이사회 합류 이후 감사위원장에도 선임됐다. 회계전문가로서 이사회 역할 수행과 함께 경영진 집무 집행에 대한 감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2023년에는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카카오가 사외의사 의장을 선임하면서 원했던 건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통한 기업 신뢰 회복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이사회 운영 규정과 사외이사 과반수 구성을 기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 이사회는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이다. 카카오 측에서는 경영쇄신 구심점인 CA협의체 인원들을 투입했다. 정신아 대표이사 외에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책임경영통합사무팀장이 사내이사로 참여 중이다.

사외이사 자리는 윤 의장 외에 △최세정 한국광고학회 회장 △차경진 행정안전부 디지털정부 정책자문위원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UNIST) 산업공학과 조교수 등이 채우고 있다.

◇부족했던 사외이사의 '견제'…올해는 다를까

기업이 사외의사 의장을 선임하는 가장 이유는 이사회 독립성 제고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뿌리내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카카오 이사회 활동 내역을 살펴보면 이사회 중심 경영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의장을 포함한 사외이사진은 18차에 걸친 이사회 활동에 성실히 참여했으나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쳤던 셈이다. 사내이사에 대한 견제 역할은 부족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작년 7차례에 거쳐 '자사주를 통한 성과급 지급' 이사회 결의가 이뤄졌다. 주주들을 위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 제고에 대한 이사회에 관심도가 떨어졌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꾸준히 비판 받았던 경영진의 그룹사 이사회 중복 참여에 대해서도 이사회 견제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이사의 타회사 임원 겸임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다뤘지만 결과는 전원 찬성이었다.

플랫폼 업계서는 올해는 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경영, 인적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에 수동적이던 이사회도 적극적으로 변할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회사의 가장 큰 목표가 인적쇄신, 문어발식 확장 중단인 만큼 이사회도 그에 맞춰 그룹사간 출자, 중복인사 등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내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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