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반ESG 정서' 마케팅으로 만회했다 재무팀 직접 기관접촉 IR 진행, 5년물 그린본드 통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어필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19 08:00:5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AA' KT&G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스프레드(가산금리)도 강세를 보였다. 당초 담배 제조, 판매사로서 반ESG 정서로 인한 부정적 기관 투심을 극복하고 흥행을 이뤄낸 것이라 주목된다.흥행의 배경으로 발행사 재무팀 주도로 진행한 적극적 마케팅이 꼽히고 있다. 특히 트렌치 중에서도 5년물을 ESG채권으로 발행하며 일부 기관 투심을 공략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T&G가 담배 뿐 아니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처럼 '친ESG' 비즈니스도 영위한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던 계기였다.
◇담배가 다가 아니다…재무팀, '친 ESG' 이미지 적극 홍보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G는 전일 수요예측에서 총 2000억원 모집에 1조38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데 성공했다. 모집액의 7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이다.
특히 그린본드를 택한 5년물 500억원 모집에 5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외에도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5900억원, 2년물 400억원 모집에 2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KT&G는 'AAA'의 우량 신용도를 자랑하는 이슈어다. 금융기관이나 공기업 등을 제외하고 민간기업에서 AAA등급을 받은 곳은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에 이어 KT&G 정도 총 3곳이 전부다.
그런데도 시장에선 부정적인 투심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담배 제조, 판매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부 기관들로부터 ESG 정서에 반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KT&G 재무팀 차원에서 IR에 나서 전화위복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재무 실무진들이 직접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 홍보를 진행하고 네트워크를 다졌다. 특히 5년물 발행 자금이 친환경 투자 등에 활용된다는 점을 어필하며 ESG 기업임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KT&G는 5년물을 그린본드로 발행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친환경 건물 건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광주, 영주, 김천 등 제조공장 지붕 등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자가소비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T&G는 담배 판매사라 반ESG 기업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5년물을 ESG채권으로 발행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한 점이 흥행의 주요 비결"이라고 말했다.
금리 수준도 만족할 만 했다. KT&G는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금리) 기준 ±30bp의 금리를 제시해 2년물은 -5bp, 3년물은 -7bp, 5년물은 -11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현재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25일이다. 대표 주관사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이다. 작년과 달리 주관사단에 미래가 빠지고 키움이 새롭게 합류했다.
◇무차입 탈피, 공모채 레코드 착착
KT&G는 작년 첫 공모채 데뷔전에 나섰다. 초도발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AAA급 우량 신용도를 기반으로 모집액(3000억원)의 6배가 넘는 1조8100억원의 유효수요를 모으는데 성공했었다.
KT&G는 이전까진 2002년 교환사채(EB) 발행을 제외하면 무차입 기조를 이어왔다. 굳이 자본시장에서 조달이 필요할 정도로 자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우수했던 것이다.
현금성자산은 2조원에 육발할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투자분을 제외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역시 매년 1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 계획과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자체 영업력 만으로는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전자재료, '오너가 절반 참여'…사외이사 파워는 미약
- [2024 이사회 평가]흥아해운, 입김 센 경영진…내부거래 견제 '낙제점'
- [IPO 모니터]달바글로벌, 고심끝 '코스피행'…조단위 밸류 기대감
- [Market Watch]"직상장 어렵다"…대형 증권사 스팩합병 사활
- [Rating Watch]기로에 선 이마트24, '이마트 보증' 효과 볼 수 있나
- [2024 이사회 평가] 카페24, 감사위원회 구성 눈길…체계 개선 나설까
- [Rating Watch]HMM, 한신평 '긍정적' 아웃룩 획득…타 신평사도 동참할까
- [IB 풍향계]대신증권, IPO 뒷심 발휘…막판 예심청구 '잇달아'
- [thebell note]'공기업' HUG의 숙명
- '금융당국 우려' HUG, 신종자본증권 재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