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포스코에너지 합병으로 OCF 1조 넘어...고환율 등 올해 대외환경 우호적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23 14:44:50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포스코에너지를 품은 이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시가총액 23조원'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포스코인터내셔널이 통합법인 출범 첫해부터 2025년까지 사업 확장에 투입한다고 밝힌 자본적지출(CAPEX)은 5조3000억원이다. 작년 CAPEX가 72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남은 2년간 매년 2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외부 차입 없이 투자 소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신감의 원천은 풍부한 현금과 현금창출력이다.
◇영업현금흐름 1조원 넘어…포스코에너지 통합 효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023년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3801억원이다. 1년 전보다 1400억원가량 줄었지만 통합 이전 현금 보유량(연 2500억~6000억원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두둑한 곳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탄탄한 현금창출력이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역대 가장 많은 1조7011억원이었다. 이익률이 높은 포스코에너지 사업이 연결실적에 편입되면서 1년 전보다 EBITDA가 30%나 늘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에너지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3%에 불과하지만 이익 기여도는 50%에 달한다.
EBTIDA에서 이자·법인세 등을 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조3628억원이다. OCF가 1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받을 돈'인 매출채권 2135억원 등 운전자본 투자를 감안해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조원이 넘는다.
덕분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CAPEX로 7281억원, 배당금으로 1403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잉여현금흐름 2080억원을 창출할 수 있었다.
포스코에너지와의 통합도 현금흐름 개선 요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말 -1조4657억원에서 작년 말 -271억원으로 확 줄었는데, 사업 결합으로 6054억원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잉여현금흐름에 이같은 유무형 자산 취득·처분을 반영한 내부순현금흐름은 2022년 말 -3341억원에서 작년 말 9089억원로 크게 개선됐다.
◇에너지 부문에서만 1조 투자…고환율·원자잿값 상승 환경 호재
올해와 내년에 걸쳐 CAPEX가 정점에 이를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현금흐름 개선은 긍정적이다. 외부 차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체 창출한 현금으로 투자비를 감당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에너지 부문에서만 CAPEX 1조원을 집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관건은 작년 수준의 이익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다.
현재 강달러, 원자잿값 상승 등의 대외 환경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우호적이다. 삼국간 무역과 수출 등이 핵심 사업인 상사업은 원화값이 내려가면 매출 증대에 유리하다. 원자잿값 상승도 마찬가지다. 제조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 요인이지만 중개자인 종합상사에겐 마진 상승 요인이다. 2022년에 포스코인터내셔널 외에도 LX인터내셔널, 삼성물산 상사부문, 현대코퍼레이션 등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도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급등 덕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에너지와 식량, 소재 등의 해외 사업들은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함께 높아진다"며 "니켈, 팜유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투자법인의 수익성이 향상돼 본사 실적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캐시카우인 LNG 사업 또한 이란-이스라엘 갈등 속에서도 순항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미얀마 가스전과 호주 자회사 세넥스에너지를 통해 LNG를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물량은 현지와 인근 국가에서 판매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에 직면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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