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광물 전쟁]포스코그룹 밸류체인 자립, 포스코인터도 참여④계열사 원료 공급 협력, 글로벌 거점 구축 추진…이영우 전무, 신임 친환경본부장 합류
김동현 기자공개 2024-02-08 07:27:02
[편집자주]
전기차 구동의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40~50% 정도를 차지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원가절감에 이차전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광물 가격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자 전기차·이차전지 업계뿐 아니라 소재, 상사업체들도 자체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서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값싼 광물을 확보하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상사업체의 광물 확보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포스코홀딩스가 투자한 포스코리튬솔루션·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리튬), 포스코(니켈)가 원료를 담당하고 포스코퓨처엠은 소재 제품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구조다.에너지·상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최근 여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차전지 밸류체인 내 공급망 리스크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본업인 트레이딩 사업을 통해 그룹 이차전지 계열사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한다. 한발짝 나아가 원료 직접 생산 가능성도 검토한다.
지난해 하반기 회사 내 이차전지 소재·원료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인 '친환경본부'도 신설했다.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사업 중 회사의 친환경 방향성과 일치하는 사업(모빌리티·이차전지 등)을 친환경본부 아래 꾸렸다. 본부 출범 초창기 김병휘 부사장이 본부장직을 수행하다 올해 1월부로 이영우 전무가 배턴을 이어받아 조직을 이끌고 있다.
◇중국 흑연 수출통제, 기회 잡은 퓨처엠과 인터내셔널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흑연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수출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재 기업이 흑연을 수입하려면 심사·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제 대상에는 인조흑연뿐 아니라 이차전지 음극재의 주원료로 활용되는 천연흑연도 포함됐다. 공급망 리스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국발 위기가 다시 한번 현실화한 것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주목받은 곳이 바로 포스코그룹이다. 그룹 차원에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확장하기 위해 원료·광물 분야까지 손을 뻗은 가운데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중국 흑연 통제에 맞설 사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양극재·음극재 사업자인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천연흑연을 들여와 표면 코팅 등 재가공을 통해 음극재를 생산했다. 총 8만2000톤의 음극재 생산능력 중 7만톤 이상이 천연흑연 음극재다. 제철 부산물을 활용해 인조흑연도 생산 중인데 이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규모가 연 8000톤 정도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중국의 흑연 통제로 공급망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인조흑연 음극재의 가치가 올라가며 올해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음극재의 생산능력을 1만8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분기까지 약 1800억원을 투입했고 앞으로 비슷한 규모의 금액이 추가로 들어간다.
공급망 다양화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원한다. 그래뉼(동박 원료), 블랙파우더(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원료) 등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원료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호주 등에서 천연흑연을 들여와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양극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있으며 흑연 사업이 구체화하면 그 범위가 음극재로 확대되는 것이다.
양사가 이차전지 원료 분야에서 협력 범위가 넓어지면서 거래비용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거래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지불한 매입비용은 2021년 1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 2022년 그 규모가 578억원으로 치솟았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1137억원의 매입비용이 발생했다.
◇생산거점 구축도 검토, 어깨 무거운 친환경본부장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2030년까지 총 35만톤 규모의 소재·원료 공급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흑연과 동박원료가 각각 10만톤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이어 리튬(7만톤), 리사이클링 원료(4만톤), 니켈(3만5000톤) 순이다.
현재 주요 소재 사업자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그룹 계열사 및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확보 임무를 맡은 친환경본부의 역할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친환경본부 사업을 이끌 인물은 이번에 선임된 이영우 전무다. 1961년생인 이 전무는 2014년에 포스코에서 임원 타이틀을 달고 마케팅위원, 철강사업본부 선재마케팅실장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포스코에서만 열연판매그룹장, 포스코 야마토 비나(YAMATO VINA) 법인장 등을 역임했고 올해 전무 승진과 함께 1월에 포스코인터내셔널 친환경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전무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인 정탁 부회장이 포스코 철강사업본부 철강사업전략실장을 맡던 2015년에 같은 본부 소속으로 합을 맞춘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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