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특징주]주요 고객사 '포스코'…"하반기 사업 환경 쉽지 않을 듯"
성상우 기자공개 2024-04-23 15:36:4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피제이메탈 주가가 장 초반부터 급등세다. 전일 대비 13%대 상승률로 시작한 주가는 오전 한때 상한가에 근접한 28%대 상승률까지 오른 뒤 오후까지도 힘이 빠지지 않고 있다.
23일 오후 1시 50분 피제이메탈은 전일 대비 25.14% 오른 4605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까지 거래량은 2000만주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이번달 들어 2~3일에 한번씩 대규모 거래량이 터지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1100만주 거래량을 기록한 데 이어 17일에는 830만주, 19일엔 680만주 거래량이 나왔다. 이날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규모 거래량인 2000만주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처음 1000만주 규모 거래량이 나온 지난 15일엔 전일대비 16%대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피제이메탈의 최근 주가는 저점 수준 가격대였다. 2020년대 들어 3000원대와 7000원대를 저점과 고점으로 삼은 밴드 안에서 움직이는 흐름이었는데 이달 초만 해도 주가는 3000원대 초반대에서 형성됐다.
주가가 4000원대로 뛰어오른 시점은 이달 중순부터다.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주가 상승폭도 커졌다. 특히 이날 나온 상한가에 근접한 수준의 상승률 덕분에 주가는 최근 이어져 온 하락 흐름에서 반등세로 완전히 돌아선 모양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최근 5거래일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물량을 사 모았다. 특히 개인은 지난 17일부터 3거래일간 총 10만주 가량을 순매수했다. 최근 들어선 외국인 투자자도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22일엔 3만7000주를 사들이며 개인의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았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는 유의미한 물량을 매매하지 않았다.
◇Public Announcement
피제이메탈은 해외 및 국내에서 알루미늄 스크랩을 구매해 알루미늄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다. 알루미늄 탈산제와 알루미늄 빌렛이 주력 제품이다.
포스코가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사다. 알루미늄 제품 탈산제는 해외에서 주요 원료를 수입해 가공한 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작업 환경에 맞게 일정한 순도 및 규격으로 주조해 납품한다. 포스코를 제외하면 비교적 군소업체들 매출로 분산돼 있는 편이다.
알루미늄 제품 빌렛은 알루미늄 압출에 쓰이는 필수 중간재료다. 현재 알루미늄 6000합금 계열 생산라인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전량 알루미늄 압출업체에 납품한다.
주력 제품인 알루미늄 탈산제와 빌렛을 통한 매출이 100%를 구성한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의 경우 탈산제 매출 비중이 57.09%로 빌렛 매출 비중(42.91%)보다 약간 높다. 이 같은 매출 구성이 매년 거의 일정하게 유지돼 왔다.
매출 볼륨이나 이익 규모 등 전반적인 실적 항목들이 대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다. 전방산업과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한 납품 물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꾸준히 받쳐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매출은 2021년 이후 꾸준히 2000억원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은 금리와 업황 등 대외경제 환경에 따라 등락이 있는 편이지만 드라마틱한 변동은 아니다.
이날 주가 급등을 이끌 만한 특별한 공시 사항이나 회사 관련 새로운 뉴스는 일단 없다. 시장 한편에선 EU와 미국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완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핵심광물협정’이 모멘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사실 이 협상은 피제이메탈의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최근 거시경제 및 관련 업황 지표 중 피제이메탈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으로는 알루미늄 시세를 꼽을 수 있다. 알루미늄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피제이메탈 사업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 차례 있었던 주가 급등 역시 모두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는 게 내부 시각이다.
◇Peer Group
피제이메탈은 국내 증시에서 ‘비철금속’ 섹터로 분류된다. 피제이메탈을 비롯해 고려아연, 조일알미늄, 남선알미늄, 알루코, 조선내화 등 50여개 종목이 포함돼 있는 섹터다.
이 중 약 20개 종목이 이날 상승세다. 그중에서도 피제이메탈의 상승률이 27%대로 가장 높다. 조일알미늄과 케이피티유, 세아메카닉스가 2~5%대 상승율로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 상승종목들의 상승률은 모두 0~1%대 수준이다.
◇Shareholder Status
피제이메탈은 송동춘 회장을 최정점으로 삼고 이어내려오는 지배구조에 속해있다. 구체적으로는 ‘송동춘→풍전비철→피제이메탈→피제이이앤에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송 회장은 풍전비철 지분 96%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풍전비철은 피제이메탈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피제이메탈은 피제이이앤에스 지분 51%를 갖고 있다.
피제이메탈의 최대주주(풍전비철) 지분엔 송 회장 개인 지분 15%와 다수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더해져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64.15%로 안정적인 지배력이다. 피제이이앤에스는 지난해 2분기에 51억원을 출자해 신설한 법인이다. 나머지 지분(49%)은 풍전비철과 관계사 화창이 출자했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오전 10시경 피제이메탈의 IR 담당자와 통화했다. 이 담당자는 이날 이뤄진 주가 급등세에 대해 “최근 나타난 알루미늄 시세 변동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업의 경우 설비가 크게 들어온다는 식의 변동은 없다”면서 “최근 알루미늄 시세가 200불 이상 왔다갔다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저번 주부터 주가 변동폭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후 사업 환경에 대해선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뉘앙스다. 담당자는 “올해의 경우 금리와 환율 등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거래처들도 그렇고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생산라인에서의 원가절감을 최대 화두로 삼고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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