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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뉴로메카, 출하 전 96시간 몸푸는 협동로봇 본진 가보니생산기지 포항 이전, 치킨·의료·자율이동·용접 라인업 확대

포항=이우찬 공개 2024-04-25 08:50:26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협동로봇 제품당 0.8명 정도의 일을 하는 것과 같아요.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하는 겁니다. '협동'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업종이라면 어디든 로봇이 쓰일 수 있습니다."(이재천 뉴로메카 로봇생산부문장)

23일 찾은 로봇기업 뉴로메카의 포항 생산공장은 이러저리 몸을 비트는 협동로봇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협동로봇은 말 그대로 작업 공간을 사람과 공유하는 산업용 로봇을 말한다. 코어 제작부터 시작해 품질 테스트를 지나, 출하 전 마지막 테스트를 앞둔 로봇들이 줄지어 있었다.

코어는 액츄에이터를 의미한다. 사람으로 치면 관절에 해당한다. 48시간의 코어 품질 테스트 이후 조립과 함께 완제품 상태로 또다시 48시간의 성능 검사를 거쳐야 고객사에 납품될 수 있다. 조립 등의 공정에 들어가는 16시간을 더하면 협동로봇 1대는 112시간을 보내야 빛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뉴로메카는 2013년 2월 포항공대 로봇 연구개발 인력들이 설립해 2022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포항공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의 박종훈 대표가 최대주주(지분율 20.89%)로 있다.

포항공장은 1만1000제곱미터(3400평) 크기다. 포항에 기반을 둔 재계 5위 포스코그룹과 자동화 아이템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던 뉴로메카는 지난해 5월 생산기지를 대전에서 포항으로 옮겼다. 포항과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사업 확장에 따라 임직원은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었고 생산캐파는 연간 600대에서 1200대로 불어났다.
출하 전 마지막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협동로봇.

생산 기지 이전 후 제조하는 로봇 종류가 다양해진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기존에는 협동로봇이 많았다. 이재천 부문장은 이날 취재진에 "HD현대삼호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용접로봇을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용접로봇 쪽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을 포함한 중후장대 산업은 인력 이탈 속에 자동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로봇도 생산되고 있다. 뉴로메카는 교촌치킨에 치킨로봇을 납품하고 있다. 이날 생산공장에는 미국시장 진출을 염두한 치킨로봇도 전시돼 있었다. 이른바 '프라잉템플릿'이다. 이 부문장은 "프라잉템플릿으로 미국시장 영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로봇의 모습.
치킨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치킨 맛은 기름을 털어내는 탈유를 얼마큼 일정하게 할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 매장마다 치킨 맛이 다른 것도 사람마다 탈유 과정이 고르지 않은 탓이다. 이 부문장은 "치킨로봇은 설정한 프로그램 매뉴얼 대로 일정한 힘을 이용해 기름을 털어내므로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다"며 "사람의 노동을 보완하는 협동로봇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뉴로메카는 치킨로봇과 함께 F&B 시장에서 커피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 1대가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60여종의 음료를 제작할 수 있다.

뉴로메카는 자율이동로봇(AMR) 플랫폼과 고정밀 델타로봇(delta robot)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델타로봇은 팔레타이징 작업에 쓰이는 로봇이다. 팔레타이징은 제품을 정렬해 쌓는 동작을 의미한다. TV 조립라인 자동화와 타이어 제조 공정 등에 쓰인다.

자체 제작뿐만 아니라 위탁생산 방식의 공급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생산공장 한쪽에는 큐렉소에 납품될 제품이 눈에 띄었다. 뉴로메카는 지난해 6월 큐렉소와 90억원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66%에 해당하는 90억원이 올해 매출에 반영된다. 큐렉소는 척추수술로봇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의료로봇 기업이다.

이 부문장은 "큐렉소 사례처럼 마스(MaaS·manufacturing-as-a-service)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며 로봇이 필요한 기업의 여러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요구대로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동로봇 시장은 무인화 트렌드와 인구 급감이라는 사회적 환경 변화 속에 인간 노동력의 보완재로서 구실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협동로봇 제품당 0.8명 정도의 일을 하는 것과 같다"며 "업종에 관계 없이 다양한 영역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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