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캐피탈마켓 포럼]'방향성 잃은' 금리,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은'2024 Capital Market Forum'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4일 개최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25 08:22:2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이 기대해온 기준금리 인하 소식은 아직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수 차례 인하를 예상하는 전망은 힘을 잃고 있고 그나마 하반기 한 차례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격화되는 여건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어떤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까.더벨은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4 thebell Capital Market Forum'을 개최하고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개별 경제 주체의 조달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는 금융정책, 금리, 회사채, 기업공개(IPO), 외화채권 등 섹터별 흐름을 진단하면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이코노미스트(사진)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갈수록 보수적 스탠스로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엔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스라엘-이란' 대립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하반기 1회, 내년 4회 정도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제전망요약(SEP)을 내놓고 있는데 연준 위원은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전월 대비) 경로를 평균 0.2%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1~2월 실제 수치가 당초 예상치보다 높았고 3월도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 경로에 대한 전망은 '상고하저'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저축 수치가 낮아지고 있고 팬데믹 시기 초과 저축도 소진되면서 향후 명목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저소득층의 소비가 위축될 여지가 있다. 내년엔 기저 효과까지 감안할 때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이란 공습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에 따라 위험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예상보다 소극적 보복을 선택해 전면전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5월 이후 이스라엘의 대응을 주시해야 한다"며 "헤즈볼라에 대한 이슈가 잠재돼있어 이스라엘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전무·사진)은 국내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의 현황을 짚는 동시에 향후 전망을 제시했다. 우선 올해 1분기 채권 시장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는 연초 효과를 누렸다.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축소세로 전환했다.
유 전무는 "1분기 말 채권 자금이 유출되면서 2분기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분기 회사채 정기 평정과 4분기 기업어음(CP) 정기 평정 시기에 등급 하락 이벤트가 적지 않게 잠재돼있다"며 "신용등급 조정에 따른 우려가 큰 만큼 스프레드는 1분기보다 확대되는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사채와 은행채의 차환 발행 증가가 예상되는 하반기엔 기관의 투자 수요가 상반기보다 분산될 것"이라며 "우량 등급 이슈어의 경우 하반기 발행 확대가 이뤄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발행하는 전략이 투자 수요를 최대화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하면 대규모 자금조달의 창구로서 유상증자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증의 발행 규모는 경기 변동성이 심하나 증시가 뒷받침하는 여건에서 늘어나는 경향이 짙다. 상반기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형 유증 딜이 나오지 않았으나 시황 회복이 시작되면 그간 조달 니즈가 컸던 그룹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수급 여건이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진단한다. 투자심리 개선에 따라 증시 주변 자금은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53조원 규모로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유가증권시장 신용공여 잔고 역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 전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 정책"이라며 "중국에서 빠져나온 대규모 자금에 대한 유입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 수급은 투자상품 출시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향후 후속 정책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자본시장부 전무(사진)는 "금리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크레딧 스프레드는 안정적"이라며 "고금리 환경 속에서 채권 투자의 강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이후 미국 투자등급 채권 시장은 자금 순유입이 유지되고 있다"며 "달러화 채권시장의 월별 발행물량도 전년보다 37%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아시아 G3 통화 투자등급의 발행시장이 위축된 와중에 유독 한국물이 강한 투자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점이다. 올들어 평균 5배 초과 청약 배수를 기록했고 한국계 달러화 발행 딜(SK하이닉스, 포스코 등)마다 대부분 마이너스 신규 발행 프리미엄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 전무는 올해 한국계 외화채권의 차환 물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동시에 민간 기업의 해외 사업 확장으로 외화 조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화채권 발행시장의 주요 테마로는 △미국 연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및 속도 △11월 미국 대선 이전 선제적 자금 조달 움직임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 증가 및 민간기업 발행 활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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