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클러스터 기행|대전]'한국은 좁다' 미국 진출하는 대전 바이오텍의 무한 확장기⑧기술거래 아닌 상업화 조준, 자회사 및 현지법인 설립 바이오텍만 10곳 이상
대전=차지현 기자 공개 2024-05-08 08:24:38
[편집자주]
바이오 클러스터의 아이콘 미국 보스턴. 한 세대 이상 구축된 각종 신약개발 인프라는 세계 내로라하는 바이오텍들이 보스턴을 '글로벌 바이오 메카'로 지목하는 배경이다. 한국의 보스턴을 꿈꾸는 바이오 클러스터들 또한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각자의 역량과 매력을 앞세워 기업 유치에 혈안이다. 산학연 그리고 임상 병원의 유기적 연계가 갖춰진 전국 각지의 'K-바이오 클러스터'를 찾아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강자 리가켐바이오 대전 본사에 들어서면 세계지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직 신약만이 살길이다'라고 쓰인 해당 지도에는 불이 반짝 켜진 지역들이 있다. 기술수출 또는 협업을 통해 리가켐바이오의 신약이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해외 진출 국가가 늘어날수록 지도는 더욱 밝게 빛난다.대전 지역에서 해외 시장을 넘보는 플레이어는 리가켐바이오만이 아니다. 어느덧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가 태동한 지 약 30년. 대전 지역 바이오텍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와 굵직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술수출을 넘어 해외에 자회사나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직접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 신약서 한국은 단 1% 비중, 해외법인 및 지사 설립 배경
대전 지역 바이오텍 중 해외에 본사를 두거나 자회사·현지법인을 설립한 곳은 5월 현재기준으로 총 10곳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리가켐바이오, 바이오큐어팜,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제노포커스, 지노믹트리, 파멥신, 프리시젼 등은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지사를 설립한 곳도 꽤 있다. 바이오니아, 바이오오케스트라, 아이빔테크놀로지, 오름테라퓨틱, 토모큐브 등이 해외 지사를 설립한 사례다. 이 가운데 바이오오케스트라, 아이빔테크놀로지, 오름테라퓨틱 등은 미국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 바이오텍이 해외로 보폭을 넓히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1%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이나 글로벌 빅파마와 오픈이노베이션 진행 등이 용이하다.
이에 대해 국내서 사업을 영위할 때보다 현지에 대한 이해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 헨지 기반을 갖춘다. 규제산업인 제약바이오는 국가별로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이 다르다. 해외 자회사나 현지 지사를 통하면 신약 개발 단계 및 허가뿐만이 아니라 영업·마케팅 등을 좀 더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우수한 인력 및 고객사 확보 등도 국내보다 유리하다.
◇미국 현지진출 바이오텍, 달라진 위상·체급…신약 상용화 염두
국내 바이오 기업, 그중에서도 대전에서 시작한 바이오텍의 해외 진출이 갖는 의미는 크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텍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중대형 제약사조차도 공유오피스 정도로 구색만 갖추는 게 다반사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대전 바이오텍들의 해외 진출은 도전적이다. 동시에 그만큼 이들의 위상과 체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무엇보다 현지 지사를 설립하는 바이오텍 대부분은 기술이전에 그치지 않고 신약개발 완주 및 상용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동안은 초기 단계 물질을 기술수출해 수익을 내는 데 의의를 뒀다면 실제 시장에서 사업화 성과를 고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대전 지역 바이오텍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역량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개발 확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신약개발을 위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을 헤쳐가야 한다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 경쟁력을 더한다. 타 지역과는 다른 대전만의 차별점은 '같이의 힘'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장은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바이오텍들의 창업주들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해외 유학을 다녀왔을 정도로 가방끈이 길다"면서 "이들이 해외에 나가 공통적으로 느낀 게 바이오산업은 혼자 연구에만 몰두해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분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는 연구자들이 경험을 통해 쌓은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에 기반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클러스터"라며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과가 최근 들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투믹스 지분 70% 확보' 수성웹툰, 우회상장 가능성은
- [i-point]에스넷시스템, '쌍용레미콘 통합정보시스템' 전환 지원
- [i-point]아이티센 지원 '라잇웨잇', 중기부 '팁스' 최종 선정
- 농금원 "2027년까지 농식품펀드 1조원 추가 조성"
- 머스트운용, 영풍에 주주제안 "자사주 소각하라"
- 코스닥 장수기업의 '뚝심'
- 'MBK 투자처' 메디트, 3Shape와 특허 소송 종결 합의
- [i-point]덕산그룹, 채용 연계형 외국인 유학생 동계 인턴십 모집
-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 차기 우리은행장 '안갯속'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