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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그룹 3세 경영 수업 현장은 '미국' 류진 회장 장남 로이스 류, 미국법인 두 곳 모두에 몸 담아…수익성 개선 숙제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13 10:45:4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Royce Ryu)가 미국 LA법인으로 발령받았다. 미국 LA법인은 매년 수백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 '알짜 법인'으로 분류된다.

기존에 몸 담고 있던 나머지 미국 현지법인 PMX Industries(PMX)에서의 직책을 그대로 유치한 채 근무지를 넓히는 점이 눈에 띈다. 풍산그룹의 핵심 시장인 미국 내 지역을 모두 챙기게 되면서 향후 류씨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최대' 시장…오너 자제도 근무 중

풍산그룹에게 미국은 최대 시장이다. 방위산업 특성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중동과 함께 최대 수출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리 잡기까지 들인 공도 각별하다. 풍산그룹은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89년 아이오와 지역에 PMX Industries(PMX)를 설립했다. 이후 현지에 신동 압연 공장을 건설하고, 연 12만톤(t)의 동 및 동합금 판·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 2002년에는 동 스크랩과 설비, 기타 원자재를 확보해 풍산에 공급하는 LA법인(Poongsan America Corporation)도 설립했다. 작년 말 기준 PMX와 LA법인의 자산총계는 각각 3590억원, 2260억원에 달해 다른 모든 해외 법인의 몸집을 압도한다.

(단위:백만원, 출처: 사업보고서)

그만큼 매출도 상당하다. PMX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액은 7000억원에 달하고 LA법인도 385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풍산 본사에서 올린 매출이 3조1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법인이 풍산그룹에 미치는 기여도는 상당하다.

오너 자제가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룹의 주력이라는 위상은 확고하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로이스 류씨는 최근 LA법인의 스페셜 프로젝트 매니저로 발령받았다. 류씨는 지난 2022년 4월 PMX 수석 부사장으로 경영에 공식 참여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미국 내 전체 법인으로 근무지를 넓히며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류씨는 1993년생으로 스탠퍼드대에서 철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풍산그룹 입사 전까지는 미국 로펌 밀뱅크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서 경험을 쌓았다.

◇역할과 위상 확대 전망…수익성 개선 숙제

류씨는 아직 30대 초반이다. 류진 회장도 1958년생으로 재계와 회사를 오가며 그 어느 때보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풍산그룹 3세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나이나 위치로 볼 때 승계를 거론하는 건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경영 후계자들은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적이 좋고 성장성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후계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법인 두 곳 모두에서 몸 담게 되는 만큼 앞으로 류씨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PMX의 수익성이 악화된 점은 변수다. PMX는 2021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류씨가 PMX에 발을 들인 2022년 들어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PMX공장 이미지. 출처: 풍산

다행인 점은 주요 원재료인 구리의 국제 가격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최근 구리 가격은 톤(t)당 1만달러 수준이다. 올해 초 기록한 톤당 8000달러에서 25%나 높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전력 사용량 증가로 한동안 높은 가격이 전망된다.

PMX는 헤지(hedge)를 위해 가격 변동에 따른 판가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구리 가격이 상승할 수록 '메탈게인'(원재료 매입가보다 판매가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인한 이익 급증이 예상된다. PMX는 지난해 약 300억원을 투입해 설비 증설 작업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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