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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의 부활]미래에셋 영입 전략, '미래-대우 출신' 인사 불균형 공략③옛 대우맨, 부사장 이상 고위직 축소 주시…신생사 이동, 새 기회 피력 여지

양정우 기자공개 2024-05-16 07:10:46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증권 계열사의 부활을 선언했다. 임종룡 그룹 회장과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의 의기투합으로 옛 우리투자증권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겠다는 큰 그림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포스증권 인수는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신호탄일 뿐 금융업의 핵심인 사람을 찾는 일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맨파워를 갖춘 뒤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영역으로 IB 파트를 낙점했다. 이미 대형사 입지를 굳힌 하우스도 영업 전쟁을 벌이는 증권업계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더벨이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종금은 핵심 인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나 스카우트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래에셋증권과 옛 대우증권 인사가 최우선 타깃이지만 국내 선두 하우스의 인력이 이제 막 청사진을 내놓은 증권사로 이동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빠른 속도로 맨파워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는 건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 인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합 전 소속을 따져봤을 때 인사 불균형이 있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누적돼왔다. 옛 대우증권 출신 임직원을 중심으로 소외감을 토로하는 인력의 경우 우리종금의 러브콜을 새로운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

◇증권사 변신 우리종금, 스카우트 박차…미래에셋 인사, 옛 대우증권 출신 고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최근 임원급 인력 10여 명을 영입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 한국포스증권과 합병해 증권사로 탈바꿈하기 전까지 주요 사업의 스타트를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합병 증권사가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으나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딛을 신생사인 건 분명하다. 초기 성장 동력으로 전통 IB 비즈니스를 꼽고 있지만 회사채와 기업공개(IPO) 등 핵심 영역은 기존 강자도 숱하게 고배를 마실 정도로 경쟁 강도가 심하다. 이 격전지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지기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우리종금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옛 대우증권 출신 임직원을 스카우트 타깃으로 삼고 있는 건 내부 인력의 고민과 불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대우맨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인사 가운데 그간 인사 흐름상 앞으로 승진과 발탁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한 금융사 임원은 "개개인의 피해의식에 불과할 수 있으나 인사철마다 옛 대우증권 출신인 미래에셋증권 인력의 고충이 작지 않다"며 "물론 미래에셋증권은 성장을 위한 최선의 인사에 나섰겠으나 결과만 놓고 보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반감이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인력이 모일 때마다 우리종금의 동향이 최대 화두로 자리잡고 있고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하는 인력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옛 대우증권, 임직원 역량 최정상급…부사장 이상 직위, 미래 출신 압도적

2016년 옛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때를 되돌아보면 당시 대우증권의 순자산(총 자산-총 부채) 규모는 미래에셋증권보다 1조원 가량 컸고 시가총액 역시 4000억원 정도 많았다. 핵심 캐시카우인 IB 파트의 경우 과거 대우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공고한 '투톱' 체제를 고수했었다. 그만큼 주니어와 시니어를 막론하고 임직원의 역량이 최정상급이었다.

이 때문에 합병 직후(2016년 말) 부사장 이상의 고위 임원진을 파악해보면 미래에셋증권(통합 전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 포함)보다 오히려 옛 대우증권 출신이 더 많았다. 당시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사장, 이만기 부사장 등이 미래에셋증권 라인으로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우맨으로는 당시 마득락 사장, 김상태 부사장, 김국용 부사장, 남기원 부사장 등 4명이 포진돼있다. 최고결정자인 대표이사와 사장 직함을 제외한 사업 파트별 수장(IB1부문 대표, Trading부문 대표, Wholesale부문 대표)이 대부분 옛 대우증권 출신으로 채워진 것도 눈에 띈다. 민경진 부사장이 2016년 영입된 임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를 뺀 나머지 7명 중 옛 대우증권 출신이 4명에 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반대 양상이 전개된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의 고위 임원진 8명 가운데 옛 대우증권 출신은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 미래에셋증권의 출범 이후 영입한 안인성 부사장을 제외해도 나머지 5명이 통합 전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조적 흐름은 지난해 말을 전후해 단행된 세대 교체 카드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두드러졌을 수밖에 없다. 당시 자리에서 물러난 최현만 전 회장, 조웅기 전 부회장, 설경석 전 사장, 이만열 전 사장, 안종균 전 부사장, 이구범 전 부사장 등이 모두 미래에셋이라는 간판 아래에서 업력을 쌓아온 인사들이다. 이두복 전 부사장 정도만 옛 대우증권 출신이었다.

결과적으로 그간 고위 간부층으로 진급한 임원진에서 통합 전 미레에셋금융그룹 출신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왔다. 이런 인사 결과를 지켜본 옛 대우증권 출신 임직원이라면 자연스레 미래 거취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대기업으로서 인사 고과 등 인력을 평가하는 객관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옛 대우맨들 입장에서는 균형성을 잃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며 "대우증권 출신의 업무 역량에 대한 자부심도 강한 터라 비관적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인사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사 방향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인력으로서는 당장 인재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종금을 새로운 기회로 여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청사진처럼 초대형 IB로 성장할 경우 오랫동안 과실을 나눌 수 있는 입지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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