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케이뱅크, 1분기 실적으로 예심 간다…관건은 '피어그룹'6조 이상 밸류 위해 PBR 3배 이상 필요…카뱅, PBR 2배 밑돌아
백승룡 기자공개 2024-05-27 13:30:2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반기보고서가 나오기 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6조원 안팎으로 추산돼,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 규모를 뛰어넘을 전망이다.다만 비교 기업(피어그룹)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설득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르면 내달 예심 돌입…실적도, 증시도 ‘뒷받침’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8월 전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르면 내달, 늦어도 7월까지는 예심 일정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내 상장 일정을 고려해 반기보고서가 나오기 전 유가증권시장 예심 청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케이뱅크는 이번 1분기 분기보고서를 들고 상장 일정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1분기 순이익 507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지난해 같은기간(104억원)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사 계좌 개설, 운용 수익 확대 등이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케이뱅크 측의 설명이다. 호(好)실적을 거두면서 성장성을 강조할 수 있게 됐고,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투심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적과 함께 증시 여건도 우호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이 최근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 조 단위 대어 상장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가치는 공모가(8만3400원) 기준 3조7071억원(공모금액 7423억원)이었다. 현재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6조3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돼,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금액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던 글로벌 금융시장도 온기가 돌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월 대비 0.3%)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올해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9월 25%포인트 이상 낮출 것이라는 전망은 70%를 웃돌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시장의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의 미래기대이익에 대한 할인율 낮아져 증시도 활력을 얻게 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BoA메릴린치로 꾸려졌다. 외국계 증권사를 선정한 만큼 해외 공모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자 대상 공모 시, 해외투자설명서(OC)에 포함되는 결산자료의 기준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 등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하는 ‘135일 룰’이 적용된다. 예심 이후 6월 말 결산자료를 기준으로 상장을 추진할 경우 11월 중순까지, 9월 말 결산자료 기준 시 내년 2월 중순까지 상장 일정이 부여된다.
◇ 뚝 떨어진 동종업 PBR…밸류에이션 설득력이 관건
케이뱅크로서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피어그룹의 주가 추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일반적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밸류에이션 지표로 삼고 있는데, 대표적인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PBR이 현재 1.85배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IPO 당시 PBR 거래배수(멀티플)를 7.3배나 인정받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줄곧 하향곡선을 그린 탓이다.
케이뱅크 측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의 눈높이를 고려해 최소 6조원 안팎의 밸류에이션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자본총계)이 케이뱅크의 자본총계가 1조866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배가 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뱅크 외에 외국계 피어그룹을 끌어와야 목표 밸류에이션을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도 상장 당시 국내에 피어그룹이 없던 탓에 △로켓컴퍼니(Rocket Companies, Inc) △팍세그루디지털(Pagseguro Digital Ltd) △TCS그룹(TCS Group Holding PLC) △노드넷(Nordnet AB Publ) 등 외국계 피어그룹을 기준 삼아 밸류를 산정했다. 이 중 러시아 TCS그룹은 미국 증시에서 퇴출된 상태다. 나머지 3곳과 카카오뱅크를 비교군으로 PBR 배수를 평균 내면 3.63배의 멀티플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밸류에이션 제고를 위해 피어그룹 일부 조정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투자자의 기대를 저버린 바 있어, 케이뱅크로서는 한층 높은 설득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사업구조나 수익모델은 사실상 카카오뱅크와 거의 차별성이 없는데 시장지배력은 오히려 뒤처진다”며 “카카오뱅크 이상의 PBR 멀티플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백승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증 계획 9월에 미리 세웠나...1년만기 사모채 '6개월 콜옵션'
- [LG CNS IPO]10조까지 치솟은 장외 시총…관건은 '실적 변동성'
- CJ대한통운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 확정…증권사 7곳 참여
- [thebell note]WGBI와 '월클의 무게'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ROE·ROA 1위' 키움증권, 3개 분기 연속 2000억대 순익
- 메리츠증권, 비대면 고객 자산 1조 돌파…리테일 박차
- [IPO 모니터]SK엔무브, 6년전 상장 밸류 넘어설까
- 대한항공, 연간 1조 회사채 '빅이슈어' 등극했다
- SK그룹 분리 앞둔 SK렌터카, 채권상환 대비 ‘4000억’ 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