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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DCM 지형 변화]미국계가 점령한 시장 '지각변동'...일본·유럽계 '대약진'①전통강호 독식 '옛말', 중소형 IB 상위권 진입…다양성 통한 '선순환' 전망

윤진현 기자공개 2024-05-30 07:56:34

[편집자주]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내 외국계 하우스들의 지각 변동이 감지됐다. 주관사 멘데이트를 받기 위한 글로벌 IB들의 경쟁 속 중소형 하우스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리그테이블 상위권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면서 전통 강호 하우스들의 독식 체제는 옛말이란 인식이 생겼다. 개별 하우스의 특색을 살려 다양성을 키우는 시장으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더벨이 한국물 시장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주관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미국계가 주름잡던 시장에 일본계와 유럽계 하우스가 약진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상위권 하우스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소형 IB의 파이가 늘어나고 있다.

두터운 진입장벽으로 전통 강호 하우스들이 견고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성숙도가 점차 높아졌단 평가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국물의 위상이 커지며 발행량과 통화가 늘어나자 중소형 IB들도 각자의 강점을 살려 주관 기회를 얻고 있다.

결국 모든 글로벌 IB 뱅커가 적극적으로 한국물 주관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규모와 트랙레코드 측면에서 상위권 하우스에게 밀릴 지라도 글로벌 네트워크와 강점을 적극 강조하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고 봤다.

◇중소형사 약진에 파이 나누는 하우스들…상위 5곳 점유율 '하락세'

과거 한국물 시장에서의 순위 변동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졌다. 전통 강호 하우스들과의 경쟁을 통해 주관사단 맨데이트(Mandate)를 따내는 데 한계가 컸다. 아시아물 가운데 발행량이 많지 않은데다, 통화 다양성도 적은 점 등이 영향 컸다. 그 결과 한국물 시장의 전통 강호는 역시 미국·유럽계 하우스들로 채워졌다.

다만 이 분위기가 근래 들어 바뀌었다. 더벨 플러스의 집계치상 올 1분기 상위 5개사엔 미국계는 물론, 일본계, 유럽계가 진출했다. 한국물 시장의 전통 강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가 나란히 선두권을 지켰으나, 3~5위권엔 일본계 MUFG, 유럽계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이 올랐다.

이렇듯 하우스 다양성이 강화됐음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점유율이다. 주관액 점유율의 측면에서 상위 하우스 5곳의 시장 점유율이 44.35%로 집계됐다. 그간 50%대에 육박한 점유율을 보였음을 고려할 때 낮은 수치다. 심지어 2021년에는 이 점유율이 53.53%에 달하기도 했다.

시장의 파이를 중소형 IB들과 일부 나누게 됐음을 의미한다. 1~2%대의 점유율을 보인 하우스들인 ING, UBS, 로이드뱅크, ANZ, 도이치뱅크 등이 시장의 파이를 가져갔다. 호주계, 독일계, 네덜란드계 등 다양한 하우스들이 시장을 채우고 있는 셈이다.

IB들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중소형 IB의 리그테이블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우선 한국물 발행량이 크게 늘면서 기대 수익도 커졌다. 올 1분기 전체 한국물(공모) 발행 규모는 180억418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에 해당한다.

전년 동기(122억9649만달러) 대비 38%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에 해당한다. 2020년 3분기부터 처음으로 분기 발행량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젠 200억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출처; 더벨 플러스
◇늘어나는 발행사, 기관도 적극 화답…성숙해지는 한국물 시장

올해 연초부터 현대캐피탈아메리카,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일반 기업은 물론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조달이 이어졌다. 발행 수요가 점차 늘면서 이슈어의 발행 시장 복귀가 진행되기도 했다. LG전자와 현대카드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발행사의 수요만큼이나 기관의 반응도 뜨거웠기에 가능했다. 아시아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물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며 대체재로 한국물이 부상했던 덕분이다. 우량 이슈어의 발행에 SSA(Sovereign, Supranational&Agency) 기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매 발행에서 SSA 비중을 늘려온 KDB산업은행은 아예 SSA 발행 스타일을 도전하기도 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SSA 이슈어를 보유한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제 아시아 국가 중 SSA 이슈어는 우리나와 일본 뿐이다.

글로벌 DCM 시장에서 한국물의 위상이 개선될수록 이 분야에 힘을 싣는 하우스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시론 도이치뱅크가 있다. 지난해 DCM 조직이 신설된 후 적극적으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DCM 헤드로 문정혜 본부장을 선임했다.

도이치뱅크의 DCM 실무가 재개된 건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더벨 플러스의 집계상 도이치뱅크의 마지막 딜은 2018년 7월 발행된 KDB산업은행의 유로화채권이다. 조직에 재건된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주택금융공사 딜을 따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의 불독채권의 주관 맨데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 시장의 메기효과가 발생하는 모습"이라며 "신흥 강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에 매진하고, 기존의 전통강호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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