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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DCM 복귀 도이치뱅크, 한국물 시장 '메기'될까조직 와해 후 5년만에 주관 '재개'…문정혜 본부장 영입 효과 '톡톡'

윤진현 기자공개 2024-03-15 07:44:4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채자본시장(DCM) 조직을 재건한 유럽계 IB, 도이치뱅크가 한국물(Korean Paper) 주관 경쟁 시장의 '메기'로 떠올랐다. 지난해 문정혜 본부장이 DCM 헤드로 선임된 지 2개월 만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주관사단으로 등장했다.

올해 역시 한국주택금융공사 유로화 커버드본드 주관을 맡았다. DCM 조직이 와해한 후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빅이슈어 주관 기회를 얻고 있는 셈이다. 한때 리그테이블 2위에 오르는 하우스였기에 경쟁사는 물론 발행사들의 시선 역시 집중된다.

도이치뱅크의 복귀를 두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른 결과란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을 떠났던 2018년과 비교해 한국물 이슈어들이 늘어난 데다 발행 규모 역시 2배 가까이 커졌다.

◇수은 이어 주금공까지…공기업 유로화 조달 주관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뱅크가 주택금융공사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적극 활용하는 하우스다. 유럽계 도이치뱅크의 투자자 모집 역량을 보고 맨데이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가 도이치뱅크를 주관사로 선택한 건 더벨이 리그테이블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이다. 도이치뱅크가 공기업의 달러채는 물론 이종통화채권 발행을 전담하던 하우스였으나, 주택금융공사의 북러너(대표주관사) 직을 맡은 적은 없다.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는 올해 도이치뱅크가 주관한 첫 딜이기도 하다. 지난해 DCM 조직이 신설된 후 적극적으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DCM(Debt Capital Market) 헤드로 문정혜 본부장을 선임했다.

문 본부장은 홍콩 소재 미즈호증권 아시아에서 한국 채권 부문 총괄을 역임했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물론 현대자동차, 포스코와 같은 일반기업의 한국물 발행을 전담했다.

이렇듯 도이치뱅크의 IB 실무가 재개된 건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더벨 플러스의 집계상 도이치뱅크의 마지막 딜은 2018년 7월 발행된 KDB산업은행의 유로화채권이다. 당해 2건의 주관 실적을 제외하곤 공모 한국물 주관 이력이 없다.
출처: 더벨 플러스
◇드높은 한국물 위상, DCM 조직 재건 '선택 아닌 필수'

지난해 7월 문 본부장이 조직을 이끌게 된 후 2개월만인 9월 첫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글로벌본드가 그 예다. 총 20억달러와 5억유로의 대규모 발행에 주관사단으로 참여했다. 이 딜로 4억2273만달러의 공모 한국물 주관실적을 쌓았다.

2010년대에 도이치뱅크가 유럽계 증권사로선 드물게 한국물 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는 IB들이 도이치뱅크의 등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앞서 도이치뱅크는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2012년 2위, 2013년 3위, 2014년 3위에 올랐다. 영미권 하우스들과 순위 경쟁을 벌였으나 2015년 순위가 10위로 떨어진 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내부 감사 과정에서 시니어 DCM 뱅커들이 대거 정직 처분을 받으면서 점차 조직이 줄었다. 이후에도 조직 일원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2018년 완전히 와해됐다. 이에 정통 IB 업무 대신 블록딜과 M&A 등의 업무 만을 일부 맡았다.

그러나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시장 진입 필요성이 커졌다. 2018년만 하더라도 공모 한국물 발행량이 277억달러에 불과했으나, 5년새 이 규모가 2배 늘어나 지난해 발행규모는 496억달러로 집계됐다.

과거엔 지정학적 이슈, 기획재정부의 윈도(발행 일정) 관리 등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발행 난이도가 비교적 높았다. 다만 최근 일반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외화채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로선 조직 확장이 숙명과도 같았다.

도이치뱅크 측은 DCM 조직 확장은 물론 자본금 증자를 통해 한국 서울지점의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추후 그간 주춤했던 IB 부문은 물론 기업금융 서비스 등 한국 지점의 역량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DCM 조직을 신설했으나 도이치뱅크가 다국적 기업으로서 투자자 모집 역량, 네트워크 등이 갖춰진 하우스"라며 "한때 유럽계 하우스 중 가장 높은 주관 실적을 보이기도 했던 만큼 신뢰를 구축하고 꾸준히 업력을 쌓는 과정이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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