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과 헤어질 결심]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에도…길고 긴 다툼 예고신주발행 무효 소송이 분수령…재판 이후에도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이호준 기자공개 2024-05-23 08:15:0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상대로 법원은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고려아연이 제기한 서린상사 임시주주총회 소집 신청은 물론 서린상사 사내이사 4명 추가 선임 요청도 함께 받아들였다.그러나 여전히 두 집안 동업의 핵심인 '지분 관계'는 정리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에도 불구하고 당장 조단위 자금이 동원돼야 하는 계열분리의 해법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양측의 이별은 아직 멀었다고 보고 있다.
◇예상 행보는 '신규 대표 선임, 공동 사업 종료'
고려아연이 선임을 요청한 4명의 이사들은 다음 달 서린상사 임시주총에서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서린상사 사내이사는 고려아연 측 4명과 영풍 측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이 더해지게 되면 고려아연 측이 서린상사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앞으로의 예상 행보는 크게 두 가지다. 그간 서린상사는 전문경영인 류해평 대표와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 장세환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어 왔다. 두 명 다 영풍 측 인사인 만큼 고려아연이 이사회에서 이들을 해임하고 신규 대표를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서린상사가 영풍 측 물건을 받지 않는 것이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수출 판매와 물류 업무 등을 맡아왔다. 앞서 고려아연이 '영풍 측 문제로 공동 판매가 어려워졌다'고 한 만큼 향후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물건만 취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고려아연은 지난달 영풍과 공유했던 CI(기업 통합이미지) 대신 독자 CI를 쓰기로 했고 원료 구매 공동 업무 등도 종료했다. 다음 달엔 영풍 석포제련소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끊고 7월 후엔 서울 강남 영풍빌딩을 떠나 종로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다.
양사의 사업적인 접점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모습이다. 물론 당장 영풍이 큰 타격을 입는 건 아니다. 영풍 내에도 수출 및 물류 업무를 수행하는 영업팀과 글로벌 사업 담당팀 등의 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철금속 판매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다는 평가다.
◇완전한 결별 어려워…소모전 지속될 듯
다만 양사 간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기 위해서는 '지분 관계'가 해소돼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특수 관계인의 주식 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으로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양측 모두 지분 매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써야 해 쉽지 않다.
분수령은 영풍이 올해 3월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 소송이다. 지난해 고려아연이 현대차그룹 등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우호지분으로 들였는데, 이러한 경영 방침이 잘못됐으니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다.
업계는 양사의 다툼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법적 공방은 다음 달 14일이 첫 변론 기일이다. 관련 1심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수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확정 판단이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고려아연이 추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반복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우호지분은 실적 등 경영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돌아설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영풍이 이겨도 마찬가지다. 이미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데다 마땅히 중재할 만한 인물도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주 발행 무효로 영풍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고히 하더라도 고려아연이 쥔 경영권을 놓고 지속 충돌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 지분을 3% 미만으로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공동 사업은 안 하지만 지분 확보 싸움만 하는 소모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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